기록적인 '폭염'에 펄펄 끓는 바다…어민들은 울상

  • 6년 전

◀ 앵커 ▶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어민들은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하고 어획량은 급감하고 있는데요.

이문현 기자가 남해 바다에서 폭염과 사투를 벌이는 어민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장흥의 한 광어양식장.

아침부터 직원들이 수조에 들어가 죽은 고기를 건져냅니다.

30분 만에 큰 상자 5개가 꽉 찼습니다.

"아 계속 나오네, 아따 많이 나와부러"

이 양식장에서만 지난 열흘 동안 5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진평석/양식업자]
"3∼4개월 동안 진짜 어떻게 보면 자식같이 이렇게 키워 놨는데…"

인근의 다른 양식장은 얼마 전 광어 13만 마리가 다 죽어 양식을 아예 포기했습니다.

[양식업자]
"온도가 그때 8월 2일경에 32도를 웃돌았거든요. 그때부터 대량 폐사가 나기 시작한 거죠."

어획량도 급감했습니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물고기들이 깊은 먼바다로 숨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잡히는 물고기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작은 것들뿐입니다.

[김인옥/제일호 선장]
"많이 잡을 때는 몇백만 원 몇천만 원어치도 올라오다가, 안 나올 때는 반찬도 없을 때가 있어."

여수 바다의 지난달 어획량은 32만 5천여 킬로그램으로, 작년의 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남 장흥에서 병어잡이를 해온 이 노부부는 조업 나가 허탕치는 날이 많습니다.

병어는 고사하고 잡어 한 마리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영숙]
"(어떻게 한 마리도 안 나오죠?) 글쎄요. 사십 몇 년 타면서 처음이네요."

해파리떼도 큰 골칫거립니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예년보다 일찍 해파리떼가 등장했습니다.

낮에 조업하다 해파리가 걸리면 어망이 찢어지기 일쑤.

보다 못한 어민들이 밤마다 바다로 나가 해파리 퇴치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성제/장흥군 무궁화2호 선장]
"자 이게 해파리입니다. 해파리가 갈라져서 그물 속에 올라온 거예요. 해파리 반, 물 반"

여기에 적조 현상까지 발생해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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