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사람 없네"…동문회비 5억 '꿀꺽' 징역형

  • 5년 전

◀ 앵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한 직원이 동문회비 수억 원을 횡령했다가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횡령한 돈을 모두 갚겠다는 확약을 하고 법정 구속을 면했는데 대다수 동문들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최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현대자동차에 다니는 같은 고등학교 출신 직원들이 모여 만든 홈페이지입니다.

40년 넘게 끈끈한 선후배의 정을 나누며 모교를 위한 장학사업과 각종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동문회 회비는 한 달에 8천 원.

하지만 회원이 1천5백여 명에 달해 1년 회비만 1억4천만 원이 넘게 입금됩니다.

이 동문회 회계 책임자 52살 A씨는 수년 동안 5억 원 가까운 회비를 빼돌리다 내부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동문회 관계자]
"(횡령) 이야기가 나온 게 없어서 몰랐어요. (동문회) 집행부나 지부, 총무 쪽은 다 알고 있네요."

경찰 수사에서 A씨는 동문회 통장에서 300여 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해 빚을 갚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울산지법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횡령한 돈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약속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정우/울산지법 공보판사]
"실형이 나왔는데 초범인 점이 있고, 변제를 하고 있고 앞으로 하겠다는 요청을 하니까 한번 보겠다고 해서 법정 구속을 안 한 사안이거든요."

선배와 후배, 동기들의 끈끈한 정으로 운영되는 고교 동문회가 예산 관리자의 일탈로 인해 술렁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