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 비리 경찰이 '버닝썬 아우디' 산 이유는?

  • 5년 전

◀ 앵커 ▶

클럽 버닝썬의 브로커로 나섰던 전직 경찰관에게 시세보다 싸게 아우디 승용차를 구입한 현직 경찰이 입건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현직 경찰이 27년 전에도 불법 유흥업소 주인에게 소나타 차량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순경이었던 이 경찰은 그사이 경찰서장 바로 아래인 경정까지 승진을 했고, 타는 차량은 소나타에서 고급 수입차인 아우디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2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이 불법 심야 영업을 하다 MBC 카메라출동에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술집과 경찰들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취재팀이 확인한 유착 경찰관은 강남경찰서 형사계 석모 순경.

이때 석 순경이 뒤를 봐주는 대가로 술집주인의 소나타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는 겁니다.

[술집 종업원(1992년 5월 뉴스데스크)]
"(뒤를 봐주는) 그 보답으로 사장이 쓰던 차를 줬어요. 형사한테요. 그러니까 지금도 일들 봐주고 있어요. 형사가 같이 다니면서…"

보도 이후 석 순경은 내부 감찰을 받아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3년 후인 1995년 12월 대통령이 공무원 1만명을 사면해주면서 석 순경도 징계가 취소됐습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나는 동안 비리 전력이 지워진 석 순경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경찰서장 바로 아래인 경정까지 진급했습니다.

하지만 석 경정의 수상한 자동차 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27년 전에는 소나타였지만 이번에는 고급 수입차 아우디 A7이었습니다.

석 경정은 지난 2017년 5월 전직 강남경찰서 출신인 후배 경찰관 강모씨에게 아우디 A7을 4천9백만원에 샀습니다.

출고 2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주행거리도 6만 킬로미터였던 아우디를 시세보다 3백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한 겁니다.

더구나 석경정에게 차를 판 사람은 클럽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를 위해 2천만원을 받고 브로커로 나섰던 전직 경찰관 강모씨였습니다.

경찰은 석경정이 차를 싸게 구입하는데 대가성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 경정은 "27년 전 소나타 구입과 2년 전 아우디 구입은 모두 정상적인 중고차 거래였으며 불법 업소의 뒤를 봐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