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학대' 추가 발견…'부실 수사' 다시 고개

  • 5년 전

◀ 앵커 ▶

아동 학대 사건으로 큰 파장을 불러온 경북 구미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어린이집 2곳 말고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아동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역시 구미경찰서의 엉터리 부실 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생후 14개월된 아이가 서 있습니다.

보육교사가 이 아이의 얼굴을 세게 밀쳐버립니다.

장난감을 든 손으로 배를 쿡쿡 찌르기도 합니다.

다른 아이는 팔에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퉁퉁 부었습니다.

이 상처를 보고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면서 다른 아이의 피해도 발견했습니다.

경북 구미시 고아읍과 산동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으로 구미경찰서가 수사를 시작한 지난해 9월.

구미시 옥계동에 있는 이 어린이집도 비슷한 시기에 부모들이 원장과 교사를 고소해 경찰이 6개월 분량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수사했습니다.

4개월 만에 수사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서를 찾은 부모들은 미처 보지 못했던 심한 폭행 장면을 보고 까무러치게 놀랐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애를 거꾸로 들어서 집어던져요. 선반 있는 데로… 울면 울수록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겨요, 계속."

이번에도 부모가 확인한 학대 장면 가운데 일부는 경찰이 작성한 범죄 사실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한 아이만 밥을 주지 않거나, 방치해 놓는 학대 행위들은 누락됐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이제 이것도 학대 아니냐, 이건 왜 추가돼 있지 않냐 하니까, 얼버무리더라고요."

지난달 14일 경찰은 40여 건의 학대 행위만 인정해 사건을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송치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
"새벽에 계속 울고, 자해하고. 한 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들 증상이 심하다 보니까. 이제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가 이제 조금 의심이 가죠, 저희들도."

부모들은 변호사를 통해 검찰이 진실을 제대로 파헤쳐줄 것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