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눈에 쏙] 책·중고차·자동판매기까지…생계형 업종 신청

  • 5년 전

◀ 앵커 ▶

생활 속 경제 문제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보는 '경제 한 눈에 쏙' 시간입니다.

이재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요즘 책을 살 때 워낙 온라인으로 많이 사다 보니까 동네 서점에는 잘 안 가게 되잖아요.

◀ 앵커 ▶

그렇죠.

급하게 살 책이 아니면 온라인이 편하고요.

요즘은 중고 서점도 많아졌더라고요.

◀ 기자 ▶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대형 서점이 편할 수 있는데요.

동네 서점들은 사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조사 결과 지난 2007년 지역 서점이 3247곳이었는데요.

재작년 2050곳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온라인 서점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거든요.

한 서점 주인은 "수도권에서 연매출 1억 원 이하인 곳이 많아졌고, 그러면 10%를 남긴다고 해도 월수입은 100만 원 이하"라면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 앵커 ▶

동네 서점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다고 하던데요.

별 효과가 없었나요?

◀ 기자 ▶

제도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시장 흐름이 온라인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동네 서점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2013년에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을 하고, 2016년에 다시 지정했습니다.

당시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을 하면서 대기업은 서점 소매업에 진입하지 말라고 권고를 했고요.

그래도 대기업이 서점을 내겠다고 하면 문을 열고 나서 1년 6개월 동안 초·중·고등학교 학습 참고서를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동네 서점들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중소기업 적합 업종 기간이 이번 달이면 끝납니다.

◀ 앵커 ▶

그러면 이제 동네 서점을 보호하는 제도가 없어지는 거네요?

◀ 기자 ▶

그렇죠.

그래서 서점조합연합회가 생계형 적합 업종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중소기업 적합 업종하고 생계형 적합 업종.

말은 비슷한데, 뭐가 다른 건가요?

◀ 기자 ▶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은 비슷한데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은 지금 업종 70여 개가 지정돼 있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대기업이 들어오지 말라고 권고를 할 뿐입니다.

반면 생계형 적합 업종은 정부에서 대기업 진출을 강하게 금지합니다.

가장 큰 차이가 처벌인데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은 말 그대로 권고에 불과했고 이행하지 않으면 알리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렇지만 생계형 적합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 5천만 원 이내 벌금을 부과하고요.

시정할 때까지 매출 5% 이내를 이행 강제금으로 내야 합니다.

◀ 앵커 ▶

동네 서점 입장에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일 것 같은데요.

얼마나 진행됐나요?

◀ 기자 ▶

서점조합연합회가 정식으로 지정 신청을 했고, 동반성장위원회가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중고 자동차 업종과 자동 판매기 업종도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고추장이나 된장을 만드는 장류 업계나 동네 빵집, 즉 제과점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정을 하더라도 시간은 좀 걸립니다.

동반위에서 실태 조사를 하고 중기부 심의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요.

빨라도 아홉 달 정도는 걸린다고 합니다.

◀ 앵커 ▶

제과점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동네 빵집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했었는데요.

역시 기간이 끝나 가는 건가요?

◀ 기 자 ▶

맞습니다.

2013년에 제과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었는데요.

당시 동네 빵집 5백 미터 이내에는 대기업이 매장을 낼 수 없게 했습니다.

지정 이후에 한 대기업 빵집 매장 증가율이 2.6%에서 0.3%까지 떨어졌으니까요.

분명히 효과는 있었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제과업은 2013년부터 3년 동안 90% 이상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서점만 놓고 봐도,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는 건 좋지만 오히려 소비자가 불편해질 수 있잖아요.

◀ 기자 ▶

그래서 정부도 신중합니다.

실태 조사뿐만 아니라 정말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 산업 경쟁력을 해치지는 않는지 살펴보겠다고 하는데요.

사업을 키우려고 해도 중견 기업이 되지 못하고 중소기업이라는 틀에 발이 묶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오히려 시장을 뺏길 위험도 있다고 합니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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