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눈에 쏙] 엉뚱한 파인텍 상한가, '묻지 마 투자' 왜?

  • 5년 전

◀ 앵커 ▶

경제소식 친절하고 재미있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경제팀 노경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요즘 증시에 눈길이 가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데 이번엔 이른바 '동명이사'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이 지난 주말 화제였습니다.

◀ 앵커 ▶

동명이사(同名異社)라면 동명이인처럼, 이름은 같고 다른 회사를 말씀하시는건가요?

◀ 기자 ▶

맞습니다.

이번에 화제가 됐던 건 '파인텍'이란 회사인데요.

파인텍, 4백여일간에 굴뚝농성 끝에 지난 금요일 극적인 노사합의를 이뤄냈죠.

많은 국민들이 반기는 소식이었는데, 물론 이 회사 주주들 입장에서도 좋은 소식이었겠죠.

그래서 코스닥에 상장돼있는 파인텍이란 회사 주가가 이날 개장하자마자 수직상승해서 30분만에 30% 가까이 올라 3,060원까지 상한가를 친거에요.

그런데 놀라웠던 건 이 파인텍이 그 파인텍이 아니라는 겁니다.

노사합의를 이룬 파인텍은 섬유제조업체구요.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상장사인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로 완전히 다른 회사라는 거죠.

◀ 앵커 ▶

진짜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회사라는 데서 오는 해프닝이었군요.

그런데 일반인도 아니고 주식을 살 정도의 투자자라면 이 회사 업종은 뭔지, 최근 무슨 일이 일어나고있는지 정도는 파악을 했어야할 것 같은데 말이죠.

◀ 기자 ▶

그렇죠.

그런데도 노사합의 소식이 전해진뒤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들은 진짜 황당하기 그지없는데요.

사실 노사합의가 이뤄진 파인텍은 상장이 안된 회사거든요.

하지만 이날 아침 일찍부터 인터넷 주식토론방에선 파업타결이 같은 이름의 전혀 다른 회사인 코스닥 상장 파인텍의 큰 호재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내내 파인텍 홈페이지는 접속량 초과로 다운되기까지 했고요.

더 황당한 건 일부 경제지나 인터넷언론들 조차 기업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채 협상타결로 파인텍 주가가 급등한다는 기사까지 속보로 마구 전했다는 겁니다.

투자자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었죠.

엉뚱하게 주가가 요동친 파인텍에 제가 전화를 해봤는데요.

파인텍 관계자는 "1년째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주주들이 오해해서 주가가 영향받는 게 무척 당황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또, 회사 홈페이지에도 노사합의한 파인텍과는 전혀 다른 회사라는 걸 첫 페이지에 공지해왔다고 하네요.

이날 등락을 거듭한 파인텍 주가는 결국 전날보다 7% 올랐고, 정작 노사가 합의한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는 13% 넘게 폭락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저번 대선테마주 열풍도 그렇고 요즘 유난히 묻지마 투자 사례가 잦아진 거 같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같은 해프닝엔 역설적으로 스마트폰 주식매매가 가능해지는 등 언제 어디서나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된 기술발전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아무래도 주식거래절차가 간편하고 쉬울수록 주식거래도 각종 정보나 뉴스를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루머에도 쉽게 영향을 받아서 이런 묻지마 투자도 가능하게 되고요.

◀ 기자 ▶

맞습니다.

게다가 우리 증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당히 높은 시장이기도 한데 그러다보니 부정확한 정보에 영향을 받는 묻지마투자 양상이 유독 도드라진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한국거래소 관계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강이양/한국거래소 시장감시2팀장]
"상장회사 이름이 한 글자만 다른 회사도 다수 존재합니다. 최근 시장뉴스와 연계하여 근거없는 소문으로 시장을 선동하는 것은 부정거래에 해당되므로 투자자들은 상장법인의 재무제표나 공시정보를 확인하시고…."

여기서 회사 이름이 한글자만 다른 회사도 다수 존재한다는데 실제로 좀 살펴보면요.

박연차 회장의 운동화 제조업체 태광실업과 티브로드와 흥국생명이 같은 계열사인 코스피 상장사 태광산업, 또, 코스닥 상장사인 금속가공업체 태광은 각각 업종도, 최고경영자끼리도 아무 관계없는 전혀 다른 회사인데요.

이 중 한 회사가 이슈가 될 때마다 전혀 상관없는 이름만 비슷한 이 회사들 주가도 같이 요동친다고 합니다.

또 한 글자만 다른 기업이름들 예컨데 '바이오' 등 특정 업종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