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눈에 쏙] 강추위 속 '에너지 복지'

  • 5년 전

◀ 앵커 ▶

생활 속 경제 문제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보는 경제 한 눈에 쏙 시간입니다.

이재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며칠째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예전에 쪽방촌에 가 보니까 "없는 사람들은 여름보다 겨울이 더 힘들다"고들 하시더라고요.

◀ 앵커 ▶

그렇죠.

기름 값 무서워서 보일러는 못 틀고, 전기장판 하나로 버티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기자 ▶

정부에서 연료를 살 수 있는 바우처를 주거나 한파 쉼터를 마련해서 이른바 '에너지 복지'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이 열악한 분들이 많은데요.

연탄 가격까지 한 장에 8백 원에서 9백 원으로 올랐죠.

20년 넘게 연탄 나눔 봉사를 해 온 허기복 대표의 말 먼저 들어 보시겠습니다.

[허기복/연탄은행 대표]
"연탄으로 겨울 나는 에너지 저소득층은 평균 연령이 80살이 넘으시고, 월 소득이 30만 원 미만이다 보니까 단돈 1백 원이 아쉬운 거예요. 연탄 값이 19.6%나 인상이 되다 보니까 연탄 사용하는 분들이 '이건 연탄이 아니라 금탄입니다'…"

에너지 빈곤층들이 더 힘든데요.

소득 10% 이상을 냉방비나 난방비로 써야 하는 가구를 에너지 빈곤층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대로 지원을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연탄을 안 때고 버티는 집은 정부 지원을 못 받을 수 있고요.

돈을 많이 벌고 난방을 잘 하는 집이 오히려 지원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국내 에너지 빈곤층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할지 범위도 정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앵커 ▶

말씀하신 대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에너지 복지 정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요.

대안이 있을까요?

◀ 기자 ▶

연료비만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온도 기준을 넣자는 얘기가 많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우선 실태 파악부터 제대로 해야 할 텐데요.

방법도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우선 지금처럼 바우처를 주거나 현금을 주는 공급형이 있습니다.

주택을 고쳐주거나 가전 기기를 개선하는 효율형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지역난방이나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전환형이 있습니다.

하나만 선택하기보다는 적절히 섞는 게 좋을 텐데요.

현재는 공급형만 많아서 앞으로 효율형이나 전환형을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 앵커 ▶

한국만 에너지 빈곤층이 있는 건 아닐 텐데요.

다른 나라들은 어떤 에너지 복지 정책을 시행하나요?

◀ 기자 ▶

전 세계 에너지 빈곤층을 13억 명 정도로 추정하는데요.

미국에만 3천만 명 정도 있습니다.

우선 저소득층 가구에 난방비를 지원해 주는데요.

단열이 잘 안 돼 있는 집은 수리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저소득 가구에 보일러나 보온재 같은 물품을 제공해 주기도 하고요.

노인 등 취약 계층에게는 혹한기 연료비를 지원합니다.

프랑스에는 아예 '에너지 기본권'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모든 사람이 적절한 주거지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와 에너지 공급 기업이 기금을 만들어서 주택을 보수할 때 보조금을 주고 저소득 가구에는 한국처럼 바우처를 줍니다.

◀ 앵커 ▶

정부 말고 기업에서도 에너지 복지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던데요.

◀ 기자 ▶

우선 공기업에서 꽤 많은데요.

한국가스공사는 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섬이나 산간 지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배관을 110곳에 추가로 깔 계획인데요.

천연가스 보급률이 92%지만 전기나 수도보다는 소외된 지역이 있어서, 가스 공급을 이익보다는 복지로 개념을 바꿔 접근하겠다는 겁니다.

한국전력은 복지 시설이나 취약 계층 가구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줘서, 전기 요금을 절감하기도 합니다.

지자체와 협력해서 태양광 발전 설비와 단열 창호 시설을 구축하는 기업들도 있고요.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에너지 취약 계층을 도우려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기자 ▶

물론 체계적 복지가 우선이겠지만, 개인적인 후원도 가능합니다.

서울시에는 전기나 물, 가스를 절약한 만큼 마일리지로 적립하는 제도가 있는데요.

에코 마일리지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마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