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켜라" 달려와도…응급실 문전서 '하세월'

  • 6년 전

◀ 앵커 ▶

현장에 출동해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겨주는 게 119구급대원들의 주된 임무입니다.

그런데 정작 구조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긴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

119구급차가 석 대나 서 있습니다.

대기실로 들어가 봤더니 환자보다 대기 중인 구급대원이 더 많습니다.

의료진이 인수인계 사인을 해 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구급대원]
"얼마나 기다리셨어요? 한 20분 정도요…"

의료진이 중증이라고 판단하면 바로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지만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는 응급실이 받아줄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송희수 / 구급대원]
"인계를 받을 때까지 (의사나 간호사) 사인을 받기 전까지 계속 대기를 하고 있어야죠."

구급대원들은 보통 짧게는 30~40분, 길게는 1시간 넘게 병원에서 발목이 잡힌다고 말합니다.

대기시간이 길다고 소문난 병원에 이유를 물었더니 응급환자가 많아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합니다.

[병원 관계자]
"있는 자원 가지고 최대한 빨리 중한 환자들한테 의료자원을 공급을 해야되니까. 저희도 나름대로 노력을 안하는 건 아닌데. 서로 간에 다 만족스럽게 가기는 힘들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응급실 병상이 비어있을 때 조차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구급대원]
"병상이 5자리가 있는데 왜 안 내주시냐 했는데, 다른 얘기는 안 하시고요. 보안요원한테 (출입) 저지를 시키더라고요."

문제는 이렇게 병원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다른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응급실 도착시각과 함께 인수인계 시간을 명확하게 기록하고, 인수인계가 늦어질 경우에는 그 사유를 일지에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응급구조 현장, 불필요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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