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가 선수 폭행…한국 쇼트트랙 왜 이러나

  • 6년 전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박효연 인턴기자 = 평창올림픽이 20일 남은 시점, 쇼트트랙 종목에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유력 금메달 후보이자 여자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심석희 선수가 코치에게 폭행당해 이탈했다 복귀했습니다. 심 선수는 올림픽을 앞두고 페이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코치에게 압박을 받다 손찌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심 선수는 이에 충격받아 선수촌을 이탈했으나, 현재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쇼트트랙 종목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에 훈련 중 자신을 추월했다며 동료 선수들끼리 폭행 사건, 2014년에 여자선수를 성추행한 전력이 있는 코치가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사건, 2004년, 코치단의 지속적인 폭행과 비인간적인 폭언으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단체 이탈한 사건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사건으로는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 선수 사건이 있습니다. 안현수 선수는 데뷔 때부터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는데요. 한체대 출신이던 그는 비한체대 출신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견제당했습니다. 심지어, 선배 선수가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자신에게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승부 조작을 거절했다가, 헬멧을 쓰고 몇 시간 동안 구타를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소속팀 해체,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빠져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3관왕을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현재, 다가오는 평창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쇼트트랙 종목에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의 조치에 주목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수들의 운동 생활을 좌지우지하는 코치들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현수 선수 때도 파벌 싸움을 조장하고 방치했으며,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뛰어난 성적과 역량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의 가슴 아픈 이면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어서 조성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