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비용 패널티 조항에 압박"…계약 과정 논란

  • 6년 전

◀ 앵커 ▶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하던 하청업체 대표가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까지 있었죠.

제시간에 기내식을 대지 못해서 항공기 출발이 늦어지면 공급업체가 비용을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벌칙 조항에 압박감을 느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협력사 대표 윤 모 씨가 어제 아침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토로했던 고민은 '계약서 서명' 문제였습니다.

[윤 모 씨 동료(사망 1시간 전 통화)]
"'지금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하는데, 힘이 들어서 못 할 것 같습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책임조항이 있을 거 아닙니까? 계약서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더라고요."

항공사와 기내식 업체는 업체 잘못으로 출발이 지연될 경우 기내식 비용을 업체가 부담하는 패널티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15분 지연되면 비용의 50%를 납품 업체가 내는 것이 업계 관행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는 일단 계약서 없이 MOU만 맺은 채 아시아나 기내식 포장일을 맡았는데, 포장과 운반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자 결국 자신이 모든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압박감에 괴로워했다고 동료들은 전했습니다.

아시아나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는 원래 윤 씨 회사 등 4개 업체와 함께 하루 3천 개의 기내식을 만들어오다, 갑자기 아시아나 물량을 떠안게 되면서 10배 가까운 3만 개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 몰린 상태에서 벌어진 대란이었습니다.

[윤 모 씨 동료]
"윤00 사장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 거거든요. 한 편도 아니고 수십 편의 항공기가 지연되니…."

업체 관계자들은 능력을 뛰어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다고, 하청업체에 모든 책임이 돌아오는 건 부당하다며, 불공정 계약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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