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 탓에 '살기 위해 먹을 꿀도 없다'…위기의 꿀벌

  • 6년 전

◀ 앵커 ▶

저온 현상 등의 이상 기후로 양봉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꽃들이 제대로 피지 못하면서 벌들이 꿀을 생산하기는커녕 굶어 죽고 있다고 합니다.

조성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산 중턱에 위치한 양봉장.

꿀을 따러 나가야 할 꿀벌들이 벌통 주변만 맴돌고 있습니다.

수시로 통 안을 들락거리고 있지만 막상 열어보면 벌집에는 빈방들만 가득합니다.

한창 꿀을 생산해야 할 시기인데도 벌들이 꽃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까시나무 꽃에 꿀이 없다 보니 꿀을 따러 나갔던 벌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 실정입니다."

[이만수/양봉농가]
"예년에는 평년 볼 때 서너 되 떴다고 하면 금년에는 하나도 없는 상태에요. 떴다고 해도 반 되 정도…벌한테 미안한 정도죠."

겨우내 강추위로 아까시나무가 냉해를 입은데다 봄철 비가 자주 내리면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한 것입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꽃의 꿀 분비량이 크게 줄었고, 개화 시기가 전국적으로 비슷해져 이동식 양봉을 힘들게 했습니다.

벌들이 먹을 것도 부족해 개체 수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윤상복/양봉농가]
"중부지방도 같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동을 많이 못 하다 보니까 꿀 생산량도 그만큼 횟수가 많이 줄어들고…."

국내 꿀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까시나무.

이상기후로 꿀을 주는 밀원수가 피해를 입으면서 양봉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성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