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너의 가방을 기억해”…‘매의 눈’ 경찰관

  • 6년 전


[리포트]
지난해 12월21일 부산 자갈치시장 앞에선 5톤 화물차에 건어물 상자를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바로 이 영상인데요. 화물차 옆을 지나가는 한 남성,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자연스럽게 운전석 쪽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40초 뒤 다시 나타나 손에 가방 하나를 든 채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 가방 안에는 5만 원권 1천460장, 1만 원권 500장, 총 7천800만 원이 들어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남성을 쫓습니다.

곳곳에서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가 발견되면서 검거는 시간문제일 것 같았지만 주거지가 불명확한 이 남성의 행적확인이 중간에 끊기면서 3개월 뒤 미제 사건으로 처리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더 흐른 지난달 17일 미궁에 빠진 사건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중앙역 영상입니다. 앞뒤로 나란히 걸어가는 두 남성의 모습이 보이죠. 결국 계단 앞에 다다르자 뒤따라오던 남성이 앞선 남성을 붙잡습니다.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한 화물차 절도범이 붙잡힌 겁니다.

절도범을 우연히 마주쳐 붙잡은 남성, 그동안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이었습니다.

[홍재명 / 부산 중부경찰서 강력1팀]
"퇴근하다가 우연히 맞은 편에서 스쳐 지나갔는데 CCTV 영상 속 피의자하고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 뒤를 따라 갔습니다."

결국 쫓고 쫓기는 경찰과 범인의 기막힌 운명. 지하철에서 스쳐지나가게 됐던 겁니다.

그렇다면 이 찰나의 순간 경찰에게 범인이란 확신을 준 건 뭐였을까요?

곳곳에서 촬영된 이 절도범 사진들의 공통점. 바로 검거 당시까지도 메고있던 가방이었습니다.

절도범은 범행 직후 근처 지하상가에서 어깨에 메는 가죽 가방을 하나 삽니다. 이후 훔친 돈을 모두 옮겨 담은 뒤 항상 메고 다녔는데요. 경찰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이 남성의 가방을 기억했던 겁니다.

그리고 실제 검거 당시 가방에선 이렇게 훔쳤던 돈 가운데 일부인 6천400만 원 상당의 현금이 그대로 발견됐습니다.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다보니 늘 훔친 돈을 들고 다녔던 겁니다.

절도범은 시장 화물차들을 상대로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경찰은 이 남성을 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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