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고장 난 엔진으로 비행 강행"…의혹 제기

  • 6년 전

◀ 앵커 ▶

사주 일가의 갑질, 불법만 문제가 아닙니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저가항공 진에어가 엔진의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괌에서 인천까지 비행을 강행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9월 19일 괌 국제공항입니다.

인천행 진에어 비행기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항공사 현지 직원에게 거세게 항의합니다.

"이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게 굉장히 불안해요. 저도요! 저도 불안해요!"

눈앞에 보이는 비행기 엔진에서 연기가 계속 올라오는데도 대체 비행편이 없다, 이 비행기를 그냥 타야 한다는 항공사 설명에 격분한 겁니다.

[당시 진에어 탑승객]
"연기는 계속 계속 났어요. 고쳤다고 해서 다시 (엔진을) 돌리면 연기가 또 나고 또 나고. 두 시간 정도는 (연기가) 났던 거 같아요. 아기들은 울어 젖히고…"

결국 30여 명은 탑승을 거부했고,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돌아오는 4시간 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당시 해당 비행기가 괌에 착륙했을 때부터 한쪽 엔진이 꺼지지 않는 등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함이 계속 고쳐지지 않고 연기까지 난 건 연료 공급 계통의 문제일 가능성이 커 엔진 폭발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 무리하게 비행을 강행했다는 겁니다.

[전직 대한항공 기장]
"항공법 위반해서 그냥 가라. 안 그러면 자르는 거예요. 국토부는 아무 상관 안 하는 거예요. 항공법 위반이 일상화됐단 말이에요."

직원연대는 당시 진에어의 권모 정비본부장이 이를 '엔진 결함'이 아니라 '결함 표시등 고장'으로 축소 보고하는 등 위법 행위를 주도했다고 지목했습니다.

권 전 본부장은 현재 조양호 회장 후임으로 진에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진에어 측은 "당시 목격된 엔진의 연기는 남아있는 연료 때문에 생긴 연무 현상이었으며, 점검 후 결함이 해소됐다고 판단해 4시간 반 만에 비행을 재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건을 접수하고 무려 8개월을 끌어온 국토부는 이 사안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자, "다음 달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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