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테마 없는 테마공원…애물단지 전락

  • 8년 전
지역을 홍보한다며 전국 곳곳에 갖가지 이름의 테마공원이 우후죽순 들어섰는데요.

예산만 낭비하거나 허울뿐인 곳이 많습니다.

테마없는 테마공원의 현실, 김지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 특산물인 대추를 알리기 위해 석달 전 완공된 대추공원.

사업비 19억원이 들었지만 조형물 3개와 대추나무 10여 그루가 전부입니다.

[김지환 기자]
“공원 한 가운데에는 이렇게 대추모양의 건물이 있는데요. 언뜻 보면 박물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화장실입니다. 이 화장실을 만드는 데만 약 7억 원이 들었습니다.”

화장실 면적은 130제곱미터.

3.3제곱미터 당 1700만 원가량 든 셈입니다.

2층에는 대추판매코너를 만들려고 했지만 사업자를 여태 찾지 못했습니다.

[군위군청 관계자]
“할 사람들을 공모해서 할 계획인데 둥근 조형물이라서 안에 공간이 좀...“

경북 청도군에 있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야산을 다져 만든 체험장 안에는 황당하게도 묘지 봉분이 남아 있습니다.

[공원관계자]
“(묘지 이전)보상이 안돼서 그 부분을 제외하고 (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북도청은 800억 원을 들여 구미에 똑같은 테마공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더구나 테마공원 역사관은 이미 기능을 잃었습니다.

[김지환 기자]
“이곳은 원래 새마을운동 정신을 기리는 역사관이었는데요. 그러나 찾는 사람이 없어서 방치되자 보시는 것처럼 지금은 결혼식장과 골프연습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사천시가 2백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2008년부터 조성 중인 항공우주테마공원.

그러나 항공 우주 관련 시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김지환 기자]
“퇴역한 항공기를 전시할 자리까지 이렇게 마련해놓았는데요. 그러나 투자와 협조를 받지 못하면서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주민]
“이게 200억 원이 들었다고요? 미쳤다. 200억 들 데가 어디 있다고? 이렇게 해놨는데 나무하고.“

테마공원이 지역을 살리기는 커녕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김지환 기자 ring@donga.com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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