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가득 전기차 폐배터리…한 해 1만 개 ‘애물단지’

  • 3년 전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차일까, 엄청나게 쌓여 있는 배터리를 보면 쉽사리 답을 할 수 없습니다.

1년에 만 개 넘게 폐 배터리가 쏟아질 날이 가까워 오는데 위험물질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박정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인근 한 대형 창고인데 전기차 폐배터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자]
"불탄 전기차에서 회수된 폐배터리입니다. 이쪽엔 침수 사고로 망가진 배터리도 있습니다.

전국에서 매달 수십 개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이곳으로 수거돼 보관 중입니다."

전기차 살 때 보조금이 지급된 만큼 폐차해도 배터리는 다시 반납해야 합니다.

또 배터리에 든 리튬은 물이나 공기에 닿으면 폭발할 수 있어 파묻거나 태우지 못해 손도 못대고 차곡차곡 쌓여만 있습니다.

[현장음]
"(올해까지 얼마나 더 들어올 것 같으세요?)"
"저희가 예상하건대 올해는 약 1천 기 정도가 회수가 될 것으로…"
"(1천 개를 더?)…"

3년 뒤면 전기차 보급은 지금보다 8배 많은 113만 대로 급증하고 1년 동안 쏟아지는 폐배터리도 1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외는 전문 업체가 특수 공정을 거쳐 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망간 등을 다시 뽑아내고 있지만 우린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대한민국 전기차 특구인 제주도.

폐배터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환경 문제도 있는 만큼 최대한 재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팀장]
"배터리가 굉장히 고성능이고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운 자원. 용량 잔존가치 굉장히 높은 건 다시 재제조 용으로 사용하게 되고…"

[기자]
"전기차 폐배터리로 만든 실증 제품들입니다. 이 전동스쿠터는 이렇게 전기차에서 쓰다 남은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해서 넣으면 최대 60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정전돼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정과 사무용 보조장치로도 개발 중입니다.

하지만 재활용 법적 근거가 없어 아직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내년, 내후년 돼서 수천 개씩 쏟아져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빨리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관련 법규나 제도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들이 진행이 돼서…"

환경과 미래 먹거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폐배터리 재순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emotion@donga.com
영상취재: 김한익 이승훈 박희현
영상편집: 오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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