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gh words on pop culture ([ST대담] 대중문화 속 막말의 사회심리학,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 8년 전
[앵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이 유명한 속담은 단지 말에 대한 것만이 아닐 겁니다. 말, 즉 소통을 통해서 맺어지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은데요. 대중문화계, 연예계 또한 거칠어지는 말 때문에 소동이 벌어지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하죠? 오늘은 막말의 사회학, 막말의 심리학에 대해 최영일 문화평론가와 알아보기로 합니다.


Q) 연예인의 막말, 대중이 이해해줄 수 있는 수위를 넘으면 물의를 일으키곤 하는데요. 어떤 사건들이 있었나요?

A) 너무나 많은 사건들이 있죠. 먼저 대표적인 예를 볼까요? 대세 개그맨 김구라 씨의 경우 무명 시절 팟캐스트에서 현대사 관련 막말이 나중에 문제가 돼 방송하차를 했던 바 있었고요, 역시 개그맨인 장동민 씨가 절친 동료인 유세윤, 유상무 씨 등과 함께 옹달샘으로 활동하는 팟캐스트에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죠. 지금은 유명 방송인이 된 강용석 변호사도 정치인 시절 아나운서를 비하한 막말로 큰 논란이 되었는데 그 이후 오히려 고소왕 캐릭터로 방송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막말 논란은 나이도 불문하는 듯 힙합 프로그램에서 위너의 송민호 씨도 여성비하 랩으로 구설에 올랐고, 모 예능 프로 제작발표회장에서 김수미 씨는 조영남 씨에게 막말을 쏟아내고는 일방적으로 방송하차를 결정하는 물의를 빚었습니다.

Q) 다 큰 물의가 있었던 일이라 쉽게 기억이 나는데요, 몇 가지만 추렸는데도 자주 터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았네요. 그런데요, 이런 막말 논란, 도대체 왜 생기는 겁니까?

A) 이걸 쉽게 생각해버리면 방송인으로 언어구사의 자질이 부족한 거 아니냐, 이렇게 비난하고 말 수도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캐릭터와 연결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구라, 장동민, 강용석, 김수미 씨 등은 원래 말이 쎈 캐릭터로 방송에서 인기를 얻은 인물들이라는데 주목해 봐야합니다. 독설, 고소왕, 욕쟁이 할머니, 별명들이 그렇잖아요? 그런데 그 쎈 말이 인기의 원동력이 됐는데 한계치까지 올라가 아슬아슬한 수위를 달리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팟캐스트라는 방송보다는 자유로운 공간이건 아니면 시청률 압박에 시달리건 악플에 노출돼 신경이 예민해졌건 뭔가를 더 보여줘야 한다는 스트레스건 뻥 터져 나오면 아차 하는 순간 사랑받던 캐릭터에서 불시에 막말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더 쎄져야 산다, 는 압박감을 연예인 막말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Q) 그렇군요. 일상적 스트레스라는 방송환경을 짚어주셨는데 어쩌면 우리는 개인의 인격만 비난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외 사례도 있겠죠?

A) 네, 방송에서 떠야 한다는 스트레스나 라이벌 의식, 경쟁심리라는 맥락은 비슷하지만 안 해도 될 일이 자기통제를 벗어나 물의를 빚는 경우도 있었죠. 일례로 이태임 씨와 예원 씨 간 욕설과 반말에 대한 공방은 동영상이 어떤 이유로 풀리면서 방송 밖 연예인 간 사적 대화가 적나라하게 공개돼버린 사례죠. 처음에는 태임 씨에게 불리한 여론이 형성됐다가 동영상이 유포된 후 예원 씨가 도발한 것 아니냐는 여론으로 흘렀다가 결국엔 둘 다 잘 못했다는 양비론이 되어 둘 다 방송활동에도 지장이 생기고, 해당 프로그램까지 종방 하는 상황이 돼 버리기도 했죠. 이런 물의는 방송환경에 주된 책임을 돌리기에는 대중의 인기가 생명인 만큼 스타 연예인 스스로 자기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타 연예인의 개인적인 이면의 성격이나 관계가 소위 찌라시라는 정보지를 통해 암암리에 유포된다는 점에서 위험한 대목은 많습니다.

Q)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게 되는 사건의 유형도 다양하잖아요? 그런데 막말의 경우 자숙의 수위라든가 방송의 하차나 복귀 등 정해진 법칙이 있을까요?

A) 그렇죠? 만약 범죄에 해당하는 물의라면 법적 처벌이 우선시됩니다. 도박, 마약, 폭행, 사기 등이 이런 경우일 텐데 약하게는 음주운전도 종종 등장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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