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돌아온 듯”…떠내려간 소 20km 밖에서 구조

[앵커]
며칠 전 극한 호우로 경남 산청에서 진주까지 급류에 쓸려 떠내려간 소 한마리가 닷새 만에 구조됐습니다.

소 주인은 자식이 돌아온 거 같다고 했습니다.

홍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가 반쯤 물에 잠겨있습니다.

절벽 아래 바위를 딛고 겨우 서 있는 모습입니다.

[현장음]
"소가 크다."

지칠 대로 지친 소를 구조하려고 나섰지만, 배에 태울 수도 없습니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소뿔에 밧줄을 걸고 끌어당기자 소는 겨우 뭍으로 올라옵니다.

[주세경 / 경남 진주경찰서 수색실종팀장]
"끌고 나오는 수밖에 없다 해서 죽지 않았기 때문에 살려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이제 일을 하게 된 겁니다."

소는 닷새 전 산청군 신안면에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와 20km 넘게 떨어진 진주에서 발견된 겁니다.

소는 5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탈진 상태입니다.

다리까지 부러져 당분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권무근 / 소 주인]
"자식이 품 안에 돌아온 것처럼 상당히 기쁩니다. 소가 힘이 달리니까 잘 먹지 않습니다. 안정을 취해서."

이번 집중 호우로 축산 농가들이 입은 피해는 심각합니다.

축사에 쌓인 토사와 쓰레기를 며칠째 치워 보지만 끝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산청에서만 한우 177마리와 돼지 200마리 등 11만 6천여 마리가 죽거나 유실됐습니다.

[이동철 / 한우 축사 관리자]
"챙기고 뭐할 여력이 없었어요. 50마리가 떠내려갔는데 20마리는 죽었고…"

집중 호우로 축산 농민들의 삶도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석동은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