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레오 14세

[앵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콘클라베 시작 이틀만에 새 교황이 선출된 건데요.

초강대국 출신은 배제한다는 가톨릭의 오랜 금기를 깨고 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습니다.

먼저, 조은아 파리 특파원입니다.

[기자]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종이 울리자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을 메운 사람들이 라틴어로 환호합니다.

[현장음]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콘클라베 이틀 째인 현지시각 어제, 백서른세명 추기경단의 네 번째 투표만에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습니다.

새 교황명은 레오 14세로 정했습니다. 라틴어로 '사자'라는 뜻인데 강인함과 용기를 상징합니다.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데, 그동안 세속적 영향력이 강한 초강대국 출신은 교황에 부적절하다는 가톨릭계의 인식을 깬 결과여서 이례적이란 평가입니다.

이번 추기경 선거인단 중 미국인 추기경이 10명으로, 17명인 이탈리아 추기경 다음으로 많은 점은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바깥에서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두 번째로 선출된 교황입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이유로 전통복장을 입지 않고 처음 등장했는데, 레오 14세 교황은 진홍색 전통복장을 입은채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개혁적이었던 전임 교황에 비해 전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선출 직후 이탈리아어로 첫 인사말을 던졌습니다.

[레오 14세/교황]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

이후 자신이 활동했던 페루에서 쓰는 스페인어로도 인사 했지만 영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관례에 따라 일주일 안에 열립니다.

새 교황은 오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입니다.

파리에서 채널A 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
영상편집 : 구혜정


조은아 기자 achi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