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메라]“행복도 상승” “52시간도 헉헉” 주4일제 양극화

  • 6개월 전


[앵커]
최근 플랫폼 업체들과 일부 대기업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이 늘어나 직원들은 반긴다지만 많은 기업들에게 주 4일제는 아직 먼 나라 얘기인데요.

경제카메라, 송정현 기자가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직원 160여 명이 근무하는 이 기업은 2년 전부터 매월 둘째, 셋째 주 수요일이 휴무입니다.

[이수지 / 독서플랫폼 회사 직원]
"아이가 있어서 좀 평소에 못하던 (어린이집) 등원 하원을 같이 하고 있고요. 집안일이랑 그다음에 평소에 못했던 재충전을 하고 있습니다."

근무일수가 줄면서 회의 횟수를 줄였지만 업무에 지장은 없습니다.

[황인준 / 독서플랫폼 회사 인사 담당자]
"회의도 정말 불필요하다면 생략을 하고 정말 중요한 것만 미리 사전에 고지해서 서로가 준비해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끔."

매주 금요일을 쉬는 또 다른 회사입니다.

4년 전부터 4.5일제를 시행하다 지난해 주4일제에 정착했습니다.

우려와 달리 매출은 전년 대비 13.3% 늘었고, 직원 퇴사율은 3.7%p 줄었습니다.

[문주희 / 교육전문 기업 인사 담당자]
"채용 경쟁률도 3배 이상 높아졌고. 직원 몰입도, 행복도도 기존보다 5% 이상 높아졌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은 초과 근무 보상 개념으로 월 1회 주 4일제를 도입했습니다.

젊은 직장인들은 반깁니다.

[임유리 / 경북 구미시]
"임금이 조금 삭감이 되더라도 시간이 더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박주형 / 경기 광명시]
"(쉬는 날이) 3일로 늘게 되면서 자기 계발이라든가 다른 활동들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업체에게 주 4일제는 먼 나라 얘기입니다.

직원이 50명 미만인 보도블록 제조 공장입니다.

이 공장 한 동은 모든 기계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기계 주변에는 이렇게 철창이 쳐져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아예 없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도 도입했지만 인력난에 주 4일제는 꿈도 못 꿉니다.

[박문석 / 보도블록 제조업체 대표]
"콘크리트가 한 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게 굳습니다. 중간에 스톱할 수가 없어요. 인원이라도 많으면 3교대 하면 되는데 공급이 안 됩니다."

올해부터 30인 미만 사업체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됐지만 제조업계는 이 마저도 맞추기가 버겁습니다.

[장승원 / 소방설비 제조업체 대표]
"다 사람이 직접 작업을 해야 되는 부분이다 보니까. 주 52시간제를 하면 물건 납기를 맞출 수가 없어요."

주 4일제를 도입한 기업이 극히 일부인데 해당 업체에 좋은 인력들이 더 쏠리면서 중견·중소기업의 인력난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제카메라, 송정현입니다.

연출: 박희웅 김태희
구성: 강전호


송정현 기자 s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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