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이 두려운 조현병 환자들…"예비 범죄자 아냐"

  • 9개월 전
낙인이 두려운 조현병 환자들…"예비 범죄자 아냐"

[앵커]

최근 잇따라 정신질환에 의한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과 편견도 심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적절히 관리만 잘하면 자신들도 사회의 평범한 일원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승욱 기자가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10년 가까이 조현병 치료를 받아온 A씨.

2013년 11월, 망상과 환청 증상 때문에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정기적인 치료 덕분에 일상에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입원 당일 전날 제가 증상같은 게 나타나서 부모님이랑 같이 (병원에) 가게 됐어요. 격한 행동 같은 거, 조금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같은 그런 것들을 했어요. 방치하면 더 재발의 가능성도 높고 하기 때문에…"

취재진이 만난 A씨는 비영리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고, 꽃과 성경 읽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하지만 그런 A씨와 조현병 환자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건 '예비 범죄자'와 같은 사회적 편견입니다.

"나도 평범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삶은 이들을 지치게 만듭니다.

"사람들이 낙인을 찍기도 하고, 말을 하면 왠지 꺼려지는 분위기고 그렇게 말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이들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고 약만 잘 복용하면, 조현병 환자도 어느 누구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병이나 어떤 그런 증상에 대해 모르니까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람들은 치료 시기도 놓쳤을 뿐더러 치료도 제대로 받지 않고 지냈기 때문에 그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좀 크다고 보여져요."

전문가들도 지속적인 치료로 재발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일찍 치료하면 경과가 좋거든요. 약을 어느 정도 먹어야 돼요. 그 기간이 이제 중요한 거죠. 재발을 막기 위해서."

조현병 환자들이 바라는 건 사회가 "우리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주는 겁니다.

연합뉴스TV 문승욱입니다. (winner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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