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나 있어라?…해변 휠체어로 달린 네 친구 '무장애 여행'

  • 11개월 전
“산성이 바다에 빠뜨린다. 자 가자.”

장애인 2명·비장애인 2명으로 구성된 2000년생 동갑내기 4인방이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질주본능을 선보였다. 비장애인 박소현‧이선영씨가 해변 전용 특수휠체어를 힘껏 끌었고, 그 위에 올라탄 지체장애인 박산성씨는 두 팔을 벌려 바다에 몸을 맡겼다. 지체장애인 유승주씨도 밝은 미소와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산성씨가 바닷물을 많이 먹어 짜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4인방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다녀온 무장애 완도‧여수 여행의 한 페이지였다.
이들은 장애인 차별을 해소하고자 처음 만났다. 조선대 재학생인 승주씨가 대학 강의실에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을, 같은 학교에 다니던 소현씨가 보고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동아리 ‘블렌딩(Blending, 서로 다른 원두를 섞어 좋은 맛과 향을 얻기 위한 커피 만드는 과정)’을 만들었다. 승주씨는 “장애인이란 이유로 동아리 가입신청을 거절당한 적이 있다”며 “블렌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롭게 어울려 하나 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동아리”라고 말했다. 머지않아 함께 조선대에 다니는 선영씨가 합류했다. 놀이공원에 가기 위해 동아리 회원 수를 짝수로 맞추기로 한 셋은 승주씨의 고등학교 친구인 전남대생 산성씨를 불렀고, 4인방이 완성됐다.
 
가장 늦게 들어온 산성씨가 여행을 먼저 제안했다.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정진섭)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도 여행이 가능하다는 콘텐트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승주씨는 “‘장애인은 집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여행은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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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6378?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