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를 인터뷰] '샘물교회' 인질 구출 외교관이 기억하는 '그날'

  • 작년
[다다를 인터뷰] '샘물교회' 인질 구출 외교관이 기억하는 '그날'

[앵커]

2007년 있었던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다룬 영화 '교섭'이 지난달 개봉하면서, 당시 사건과 실제 인물들도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배우 황정민씨가 연기한 '교섭단장' 역할에 이목이 쏠리는데요.

2007년 인질구출을 위해 실제로 탈레반과 마주 앉았던 외교관을 박현우 기자가 다다를 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협상대표 정재호입니다"

"외교부의 대사로 퇴임을 하고 현재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백주현 대사입니다."

Q. 영화 교섭은 보셨나요?

네, 봤습니다. 제 역할을 중심으로 이렇게 영화를 봤는데 교섭단장으로서 여러 가지 심리 상태라든가 교섭에 임하는 자세라든가. 판단을 하는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는 싱크로율이 한 90퍼센트 이상 되는 그런 영화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샘물교회' 피랍 사건 당시 직함은?

탈레반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교섭 단장이었죠.

Q. 국정원 요원과 현지 통역을 맡았던 인물을 연기한 카심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봤습니다. 뭐 그 당시의 상황하고 똑같은 건 아니지만 통역을 구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파슈토어(아프간어)라든가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없기 때문에 그래서 현장에서 오랫동안 (지낸) 사람을 구해서 통역으로 썼고, 영화 속에 보면 네고시에이터(브로커)라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 사람 중에 (탈레반과 연락을 하게 해주겠다고)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어요. (국정원 직원이)접촉을 하면서 거기서 생기는 정보들을 잘 분석도 하고 잘 판단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Q. 당시 '테레리스트'와의 직접 협상에 대한 국내외 반감도?

9·11 사태부터 시작이 되잖아요, 원인은. 한 7년 정도 경과한 시점에서 미국이 탈레반을 대대적으로 토벌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테러리스트 단체하고 직접 협상하는 것이 한미동맹 관계나 이런 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논쟁이 있다가 (2명의 사망자가 나오며)상황이 급반전하면서 직접 협상 쪽으로 기울게 된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대통령실에 모여서 각 부처가 협의를 해서 (탈레반과 직접 협상하기로)결정한 것이지 교섭단장이 그걸 결정하거나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Q. 탈레반과의 협상장으로 갈 때 복면쓰고, 방탄조끼도 입고?

복면 쓰는 것은 영화에 나오는 얘기고요, 방탄차를 타야 되는 그런 필요성도 있고 방탄조끼는 당연히 착용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죠.

Q. 영화에서처럼 '동굴 협상'?

전혀 아닙니다. 실제로는 ICRC(국제적십자위원회) 건물에 가서 협상을 했는데 그 협상에 나오는 탈레반도 안전 문제를 항상 신경 쓰더라고요 왜냐하면 이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들이 공격을 언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날은 자기네들이 못 나오겠다고 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Q.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을 때 처음으로 건넨 말은?

저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아주 이상한 장소에서 우리가 만나게 돼서 유감스럽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70년대 80년대 경제 성장을 하면서 수많은 나라에 가서 프로젝트 플랜트 수출 이런 걸 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 80퍼센트가 무슬림 국가다. 그래서 지금 탈레반이 우리 국민들을 납치하고 살해까지 한 현상에 대해서 무슬림 국가들의 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굉장히 두렵지 않느냐 탈레반도 코란의 논리와 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면 빨리 무기를 내려놓고, 무고한 우리 국민들을 석방을 하는 게 옳지 않느냐..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반박을 하지 않더라고요.

Q. 협상금 규모는?

저는 그것은 잘 모릅니다. 하여간 여러갈래의 그 사람들(탈레반)의 요구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돈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Q. 교섭 핵심 전략은?

현상으로 나타나는 아무리 급박한 사태라도 냉정하게 분석을 해야 되고, 경험을 비추어 보면 그 과정 속에서 답이 항상 나왔었어요. 협상의 기술이라는 것도 사실은 그런 팩트와 그걸 했을 때 그것이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 나의 말재주에 의해서 협상이 되는 건 아니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모든 협상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 '샘물교회 피랍사건'뿐만 아니라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선박 구출을 위한 '아덴만 여명작전' 때도 현지 급파,, 2018년 리비아서 우리 국민 납치됐을 때는 '특사'로 파견됏던 백주현 전 대사.. -

Q. 협상의 제1원칙은?

진정성이죠. 외교관의 최고의 덕목이 정직성이다. 영어로 어니스트라고 그러는데 맨 처음엔 저도 의아했어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근데 시간이 지나가서 보니까 그걸 이기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잔꾀를 부려서 상대방을 나한테 유도한다는 게… 오히려 담백하고 진실에 기초한 그런 이야기도 하고 협상의 자세도 그렇게 했을 때 효과가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외교라는게 결국은 국가를 위하는 일, 국민을 위하는 일 그런 일일텐데.. 사실은 외교적인 여러가지 이슈들은 국민들한테 전부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가끔은 오해를 하시는 부분, 아니면 실망을 하시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가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구하는 작업을 할 때는 관련되는 부처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는 그런 확신을 가지셔도 될 것으로 생각하구요,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재외국민의 입장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과 국가가 힘을 합쳐서 같이 만들어 나가는 제도, 같이 운영하는 제도가 되어야 될 것으로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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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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