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남욱, 재판서 입 연 이유…“이 시장 측”과 “그분”

  • 2년 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사회부 이은후 기자와 함께 합니다.

Q. 이 기자, 남욱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 다 이야기하겠다 하더니 입을 열기 시작했어요. 언론 앞에서가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말하겠다는 이유가 있다면서요?

A. 오늘 아침 재판 전 저희 취재진이 남욱 변호사를 따로 만나 인터뷰했는데요.

이재명 대표와 측근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인지 묻자 "법정에서 얘기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출이 돼야 맞지 않을까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현출은 '드러낸다'는 뜻의 한자어인데요.

법정에서 증거나 증인 진술이 나오면 이를 재판기록에 고스란히 담는 일련의 과정을 뜻하는 법적 용어로도 자주 쓰입니다.

즉, 폭로를 하더라도 자신의 발언이 법적 효력을 지니는 법정에서 하겠다는 겁니다.

법정에 서는 증인은 위증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서를 하죠.

법정 안에서 얘기를 해야 자신의 발언이 더 진실성 있게 받아들여질 거라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Q. 내 말에 책임지겠다 이런 의지인데, 오늘 핵심 두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시장 측 걸로 알고 있다. '그 분'과 연결되는 거에요.

A.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밝힌 건 오늘 증인 신문이 시작되자마자였습니다.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 분 것"이라는 말은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만배 씨 발언인데요.

남 변호사가 이른바 '그 분'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폭로의 출발점으로 삼은 겁니다.

대장동 일당은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회사를 차려서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고, 그 대가로 수천 억원의 수익을 얻었죠.

천화동인은 쉽게 말해서 화천대유의 자회사격인데요.

실상은 금융당국의 의심을 받지 않으면서 엄청난 수익금을 안전하게 분배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그 중에 천화동인 1호는 명목상 김만배 씨 소유였는데, 사실은 이재명 시장의 측근들 몫으로 약속됐다는 게 남 변호사 주장인 거죠.

Q. 이게 사실이라면 대장동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는 이재명 대표의 그간 발언의 근간이 뒤흔들리는 거죠?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사업 혜택의 대부분을 성남 시민들이 봤다는 겁니다.

사업 일환으로 공원 등을 조성했고, 이것을 액수로 치환하면 5500억 원을 공익환수한 셈이라는 거죠.

그런데 남 변호사 주장이 사실이라면, 성남시민 개개인보다는 이 대표 핵심 측근 3명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셈인데요.

검찰은 정진상 실장, 김용 부원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 측근들이 약속받은 지분 수익이 428억 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오늘 또 2014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자금에 대해서도 남욱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 밝혔죠?

시기과 액수, 그리고 돈을 주고받은 인물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는 2014년 22억 5천만 원을 마련해 이 중 최소 4억 원이 김만배 씨를 거쳐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시점은 당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전, 목적은 '선거자금'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남 변호사는 2013년에도 사업 편의를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3억 5천만 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는데요.

이 돈의 대부분이 '높은 분'들, 즉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이 중 9천만원은 일식집에서 건넸다며 식당 이름까지 거론했는데요.

유 전 본부장이 돈이 든 쇼핑백을 받자마자 다른 방으로 가서 전달했다는 겁니다.

Q. 보면, 지분도 그렇고, 재선자금도 그렇고 중간에 김만배 씨가 끼어있는데, 유동규 본부장, 남욱 변호사는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김만배 씨는 어떤 스탠스인가요?

김만배 씨가 아직 직접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어서 좀 지켜봐야 하는데요.

김 씨는 사흘 뒤 구속만기로 출소합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출소 직후 폭로를 쏟아낸만큼 김 씨가 입장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Q. 사건 관련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과거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죠?

네. 지난해 이 대표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 발언 우선 들어보시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9월)]
"유동규 씨가 연관돼 있으면 관련해서 인사관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 그건 맞으신 거죠?"

[이재명 / 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9월)]
"그건 당연하죠. 제가 어쨌든 관리하는 산하 직원이고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제 책임이죠. 제가 당연히 책임져야 합니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특혜를 주고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건데요.

유 전 본부장 본인이 자신이 연루된 부분은 책임지겠다며 혐의 일부를 인정하는 상황인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이은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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