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이재용 회장 ‘조용한 취임’…삼성 어떻게 달라지나

  • 2년 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경제산업부 강유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강 기자, 이재용 부회장 아닌 이재용 회장이 되면 뭐가 달라지는 거에요?

사실 법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2014년 고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오른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고요.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질적 총수를 의미하는 동일인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승진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하려면 오너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은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초대형 인수합병이 없었습니다.

Q2. 회장 첫 날, 취임식은 안 했더라고요.

1987년 고 이건희 회장은 호암아트홀에서 취임식을 열었는데요.

반면 이재용 회장은 취임식 없이 회장에 올랐습니다.

그대신 고 이건희 회장 2주기인 25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밝힌 각오를 사내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4대 그룹 중 젊은 총수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도 취임식이 없었는데요.

'요즘 스타일'로 허례허식을 버리자는 겁니다.

Q3. 이재용 회장 경영 스타일은 어떻습니까.

이재용 회장은 실용적이면서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서울 이태원동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에 주로 출근하며 사장단 회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재용 회장은 서초사옥으로 주로 출근하고요.

복권 이후엔 계열사 현장 점검에 나서고 워킹맘 간담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수행비서 없이 혼자 다니기로도 유명합니다.

작년 미국 통신업체인 디시네트워크의 찰리 에르겐 회장이 방한했을 때 이 회장이 혼자 차를 몰고 단둘이 북한산을 등반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Q4. 앞서 삼성전자 실적 기사 전해드렸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치는 않아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대만 TSMC에 내줬습니다.

삼성전자가 1위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로 위축됐지만, TSMC가 1위인 시스템 반도체 위탁 생산, 즉 파운드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겁니다.

또 다른 사업 분야인 스마트폰과 가전도 경기 둔화 우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Q5.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데요. 반도체는 사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씨를 뿌린 거고, 이재용 회장은 무엇으로 삼성의 미래를 꾸려나갈 계획인가요?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을 선언했는데요.

이 회장이 오늘 사내게시판에 공개한 각오문을 보면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 '세상에 없는 기술', '진정한 초일류 기업'이란 키워드가 눈에 띕니다.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 간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고 또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6. 이 회장이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인데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는 없는 건가요?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라 향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이사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식회사에서 주요 결정을 내리는 기구가 이사회인데 이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려면 등기이사에 선임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2년 전 이재용 회장이 4세 경영을 하지 않겠다 선언했잖아요.

장기적으로 이사회가 선임한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향후 오너 일가는 이사회 일원으로 경영에 간접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강유현 기자 yhka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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