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 원짜리 치킨 사러 오픈런까지, 치킨 전쟁에 뛰어든 대형마트들

  • 2년 전
◀ 앵커 ▶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5천 원대, 6천 원대 치킨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한 마리에 2만 원이 넘으니까 3분의 1 값인 건데요.

소비자들은 긴 줄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미끼상품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비판 여론이 컸었는데, 물가가 크게 오른 지금은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이마트 가양점.

문 여는 시간이 아직 10분 남았지만, 벌써 긴 줄이 서있습니다.

반값 치킨을 살 수 있는 번호표를 받는 줄입니다.

"차례차례 받아가시면 되는 겁니다."

문을 열자마자 번호표를 나눠 줍니다.

번호표는 선착순 100명만 받을 수 있습니다.

"뛰지마시고."

이마트는 지난 목요일부터 일주일 동안, 치킨 한 마리를 5,980원에 팔고 있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2만원이 넘으니까, 3분의 1도 안 되는 싼 가격입니다.

점포마다 다른데, 가양점은 주말 1백마리, 평일 60마리 한정입니다.

[하지연]
"(몇 시에 나오셨어요?) 9시쯤 나왔어요. (그렇게 빨리 나오셨어요?) 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오전에 타 가잖아요."

[김정기]
"(이걸 꼭 사고 싶으셨던 거예요.) 예예. (치킨 왜 이렇게 사려고 하신 거예요?) 싸니까요."

이마트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한 마리 값이 1만 원이 안 되는 치킨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들이 치킨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반값 치킨 경쟁에 불을 붙인 건 홈플러스 당당치킨.

6,990원 짜리 치킨이 두 달만에 40만마리가 팔렸습니다.

이 값에 팔아도 이윤이 남는다는 말은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한상인/홈플러스 메뉴개발 총괄]
"6,990원에도 남습니다. 재료를 대량구매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다 분배해서 튀기고 포장해서 고객에게 드리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들은 이런 식으로 비교당하는 걸 불편해 합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
"프랜차이즈는 솔직히 저는, 점주들이 남는 건 별로 많지가 않아요. 다 거기서 먹는 거지. (본사에서?) 그렇죠."

## 광고 ##1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롯데마트가 2010년 5천원에 내놨던 통큰치킨.

당시 청와대까지 나서서 골목상권 침해라고 비판하자, 롯데마트는 일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지금은,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이우주]
"프랜차이즈 치킨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정신 차려서 가격 계속 인상하지 말고 소비자들 입장에서 좀 가격도 낮췄으면 좋겠어요."

대형마트들의 반값 치킨 한정판매는 손님을 끌기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입니다.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도 9월에 정식 치킨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