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北, ‘모라토리엄 파기’ 공식화?…ICBM 발사 노림수

  • 2년 전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 기자 나왔습니다.

Q1. 강 기자, 북한이 지금껏 쏜 미사일 중에 가장 센 거 맞습니까?

A1. 네, 북한이 공식적으로 ICBM 시험발사를 마지막으로 한 게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 15형입니다. 당시 역대 최고 고도 4400km까지 쏘아 올려 950km를 날아갔는데요, 비행시간만 50여 분, 사거리 1만3천km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기록이 깨졌습니다.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오늘 미사일은 최고 고도 6200km가 넘는데다가 비행거리 1080km, 비행시간만 70여 분에 달합니다.

탄두 중량에 따라 사거리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 본토 전역 타격이 가능합니다.

사실 화성-15형 때도 사거리는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했던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탄두 중량을 높여 ‘다탄두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실제 화성-17형은 화성-15형보다 직경과 길이도 큰데다 다탄두 형상을 지녀서 ‘괴물 ICBM’으로 불려왔습니다.

Q2. 흔히 말하는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건데, 이게 정말 우리에게 위험한 도발인거죠? 미사일 아니라 위성발사라고 주장하려나요?

A2.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언 게 바로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입니다. 이 두 가지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후 남북미 관계가 표류하면서도 북한은 절대 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아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정치국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2달 만에 결국 실행에 옮긴 겁니다.

북한은 이날을 위해서 철저히 준비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2차례 미사일을 쏘면서 모든 종류의 미사일이 전략화 된 모습을 보여주며 완성된 미사일 체계를 자랑했죠. 그중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준중거리 신형 ICBM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이 때 정찰위성을 쏘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위성 발사 기술은 언제든지 ICBM 기술로 바꿔 쓸 수 있기 때문에 곧 ICBM을 쏠 거라고 다들 예상했습니다. 오늘 쏜 ICBM도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할 가능성 있지만 이미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데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오늘 명확히 규정하고 규탄했습니다.

Q3. 일부러 긴장을 높이는 것 같은데, 북한이 이 시기에 노리는 게 뭔가요?

A3. 북한의 노림수, 네 가지 정도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바로 미국의 ‘관심 끌기’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중러 긴장관계까지 이어지면서 북한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에서 배제되어 있었는데요. 사실상 이번 미사일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고, 필요한 협상을 이끌어내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포기를 대가로 안전을 보장받는 부다페스트 각서를 썼었는데요. 모든 건 물거품이 된 채 초토화 된 상황이죠. 북한은 이 모습을 보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명확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신냉전체제 양상도 북한은 고려했을 겁니다. 사실상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방국으로부터 지금의 경제 제재, 고립 양상을 타파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에 유엔 추가제재가 이뤄지려면 중국,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과연 가능할지, 결국은 미국의 독자제재 정도의 추가 제재만이 가능해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마지막, 북한의 4월은 정치 일정이 집중된 ‘정치의 달’입니다. 대표적으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다가오고 있죠. 북한은 보통 이런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정에 북한 주민들에게 그동안 이룬 성과를 보여주는데, 사실상 현재까지 내세울 게 없는 상태입니다. 이번 ICBM 발사 성공을 북한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 홍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Q4. 미국은 최근 들어 계속 북한이 ICBM 도발을 할 거라고 예고를 하면서 경고를 했어요. 이번 도발에 대한 반응이 나왔나요?

A4. 미국은 지금 아침 6시인데요. 조금 전에 "북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날도 밝기 전에 규탄 성명부터 내놓은 건데요. 미 본토를 관통할 수 있는 ICBM 발사가 재개된 상황에서, 강력한 대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안이 회부될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한미, 한일 간 북핵 수석대표들은 유선 협의를 통해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했습니다.

Q5. 도발이 이걸로 끝날지, 추가 도발은 없습니까.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이제 남은 건 2개인데요. 하나는 ICBM의 정상 각도 발사입니다. 지금까지는 각도를 높여 발사하는 고각발사를 했는데, 정상 각도로 ICBM을 쏘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 태평양에 미사일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4월 김일성 생일을 전후로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바로 핵실험입니다. 이미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차례 포착되고 있죠. 복구 작업을 서두르게 되면 3~4개월 내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추정되는데요. 만약 북한이 정말 핵실험을 단행하게 된다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실험하게 되는 것으로, 전술 핵무기를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