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최초 발화 장면보니…삼척 이어 울진읍 위협

  • 2년 전
울진 산불 최초 발화 장면보니…삼척 이어 울진읍 위협

[앵커]

경북 울진 산불이 강풍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남쪽으로 향하면서 산림 당국의 주불 진화 계획이 실패했습니다.

최초 발화 장면을 보면 조금 더 일찍 진화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주민들은 이틀째 길고 긴 긴장의 밤을 보내게 됐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소에서 돌아온 마을 주민들.

한순간에 불에 타 사라진 집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기도 안차고 이게 뭐 현실인지 꿈인지 지금 아무 생각도 없어요. 그냥 뭐 한 번씩 그냥 눈물이나 조금씩 흘리고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도 없는 거고…"

"대피했다 집에 가보니 이 모양 (남은 거) 하나 없이 쌀이고 뭐고 농사를 지어서 다 넣어 둔 게 낱알이 하나도 없이…"

불에 탄 집은 폭삭 주저앉았고, 모든 것이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이곳은 산불피해가 난 울진군 북면 검성리 마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마을 곳곳이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든 울진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 14분쯤 북면 두천리 도로변 야산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천 건너편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더니 강한 바람을 타고 이내 붉은 화염이 산허리를 휘감아 버립니다.

불과 7분여 만에 불은 산 전체로 확산했습니다.

그리고 불은 하루 반 만에 주택 193채 등 시설물 281곳을 삼켰고, 축구장 1만2,000개 크기의 산림 8,571㏊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삼척까지 확산해 수백 ha의 산림을 초토화시킨 화마는 그 기세를 유지한 채 남하해 울진읍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속 강한 바람마저 더해지면서 울진읍 지역엔 동쪽에서 서쪽까지 약 10㎞ 이르는 긴 불길이 이어졌습니다.

산림과 소방 당국은 40여 대의 헬기 등 장비와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을 쉽게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울진읍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까지 내려졌습니다.

"바람이 강해지면 재발화돼서 울진 원자력 발전소나 이런 주요 시설을 다시 위협하는 것이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산림 당국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지상 진화 인력을 투입해 울진읍 시가지 방어에 나설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울진 #산불 #삼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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