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매수·매도 '공시' 시점…시간벌기 정황

  • 2년 전
수상한 매수·매도 '공시' 시점…시간벌기 정황

[앵커]

1,980억 원 횡령 혐의로 구속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의 동진쎄미켐 주식 대량 매매와 관련해 수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매매하게 되면 공시를 해야 하는데, 주식을 매입할 땐 곧바로 공시를 해놓고 매도할 때는 기한을 한참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의도적으로 시간벌기 등을 한 게 아닌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최덕재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 직원이었던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을 7.62%, 약 1,400억 원대 매수했습니다.

자본시장법 등에 따르면 기업의 주식을 5% 이상 취득할 경우 5일 안에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데, 이씨는 주식을 매수한 그 날 바로 공시를 했습니다.

이상한 점은 주식 매도 공시 시점에서 발견됩니다.

작년 11월 19일 이씨의 동진쎄미켐 주식 보유 비율은 1.07%로 떨어졌습니다.

주식을 대량으로 팔았단 뜻입니다.

주식 보유량이 5% 밑으로 내려갔으니 역시 5일 안에 공시를 해야 하는데 이씨는 이로부터 약 한 달 반 정도가 지나 지난해 12월 30일에야 공시를 했습니다.

주식을 대량 매수할 때는 당일에 공시를 하고, 대량 매도할 때는 기한을 한참 넘겨 한 겁니다.

또 이씨가 매도 공시를 한 12월 30일은 2021년 마지막 주식시장이 열리기 하루 전으로, 다음날 시장의 반응이 예상 가능합니다.

수사당국은 이씨가 회삿돈 450억 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뒤 이 손실을 메우려 지난해 10월부터 1,430억 원을 또 횡령해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씨가 손실 보전을 목적으로 동진쎄미켐 주가 조작 등에 관여했을 정황이 포착되는 지점입니다.

"검찰 고발·통보, 과징금, 경고, 주의 이런 조치들이 있는데…저희도 살펴보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거래소도 이씨가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D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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