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충전소 먹통에도 "주말은 쉰다"

  • 3년 전
전기차 시대…충전소 먹통에도 "주말은 쉰다"

[앵커]

주변에 전기차를 구입하셨다는 분들 적지 않으실텐데요.

만약 전기차 충전소에 들렀는데 충전기가 먹통이라면 어떨까요?

주말에는 수리를 안 하고, 고장 안내도 없고, 심지어 고장인지 아닌지 파악도 못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박상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기차를 타고 물류 운송을 하는 김상우 씨.

지난주 금요일 밤, 멀쩡한 차를 견인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주행거리가 25Km밖에 안 남았습니다.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는데 에러코드가 뜨더라고요. 계속 불안했습니다. 이동해서 마침 한 군데 있어서 충전하고…난감하죠, 견인을 불러야되느냐 그런 쪽으로 생각했을 것 같아요."

왜 불량인지 묻자 날씨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파가 매서웠던 지난주 금요일, 이곳에 있던 8기의 배터리 충전기 모두가 고장이 났다는 접수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주말 내내 수리는커녕, 고장을 알려주는 안내문도 전혀 없었고 결국 충전을 위해 이곳을 들렀던 분들 모두 헛발걸음을 했습니다.

고장 접수 며칠 뒤 일부 충전기는 정상 작동 중이었고, 일부는 여전히 불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업체에선 "모두 고장이니 다른 걸 이용하라"고 설명합니다.

현장에 나와본 적도 없고, 불량인지 아닌지 점검도 안 된 겁니다.

"처리되기까지는 최소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고치는데 2주 정도 걸린다고요?) 네. (아직 안 고쳐졌단 말씀이죠?) 지금 고칠 수가 없어서 제조사 측으로 보냈기 때문에"

전기차 완속 충전기는 100% 민간 사업자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소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지만 회사 내부 방침에 따라 알아서 처리하는 구조입니다.

"저희가 주말에는 회사가 규정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서 (지금도 다 작동이 안되는거예요?) 지금 연구소쪽에서 답변오는대로 이번주 안으로 처리예정"

비슷한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 설치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적극이지만, 운영 방식에 헛점이 생기더라도 속수무책입니다.

"현재는 민원 처리 방식으로 하고 있죠. 저희가 정식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들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관련해 민간에 투입된 보조금은 올해에만 약 300억 원.

지원 예산은 계속 늘고 있지만, 부실한 운영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sr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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