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 재수학원 수천 명 작년 모의고사 성적 유출‥"안 잘리면 또 공개"?

  • 2년 전
◀ 앵커 ▶

전국에 80개에 달하는 지점이 있는 한 재수 전문학원에서 수강생들의 시험 성적이 무더기로 유출됐습니다.

지난해 이 학원을 다녔던 5천8백여 명의 모의고사 성적과 3백6십여 명의 수능 성적이 SNS 채팅방을 통해서 버젓이 공개된 건데요.

정상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SNS 공개대화방.

수험생들 천여 명이 모인 한 대화방에, "수능도 끝났는데, 재미삼아 지인 점수를 찾아보라"며 파일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한 학원의 '2021학년도 성적데이터'라는 제목인데, 지점과 학생 이름, 모의고사를 본 횟수, 그리고 각 모의고사에서 해당 학생이 전체 100% 응시생 중 몇 %에 해당되는지 정리돼 있습니다.

작년에 이 학원을 다닌 수험생은 "진짜 자신의 성적과 같다"고 밝혔습니다.

[성적 유출 피해자]
"부모님들한테도 사실 보여주기가 어려운 게 성적표인데, 제 지인들이 저를 검색을 해서 이걸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두려웠습니다."

## 광고 ##파일에는 작년 수험생 5,888명의 7번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과목별로 저장돼 있습니다.

수험생들이 학원 측에 알려준 것으로 추측되는 3백64명의 실제 수능 성적도 적혀 있습니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파일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성적 유출 피해자]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는 그런 학원인데, 학생들 성적이 사실상 개인정보인, 이게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가 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요."

한 대화 참여자가 올해 성적도 올려달라 하자, 신원을 숨긴 다른 참여자가 "자신이 파일 제보자"라며 "내년 봄 끝날 때쯤 만들어질 것"이고, "자신이 안 잘리면" 가져올 수 있을 것처럼 답합니다.

유출자가 학원 소속인 것처럼 말한 건데, 학원 측은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학원 관계자]
"어떤 파일이 유출됐는지, 어떤 경로로 됐는지, 확인을 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뭐라고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

전국에 80개에 달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독학 재수학원은, 유출된 경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 영상편집 : 박혜린영상취재 : 김경배 / 영상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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