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대만 둘러싼 미중 대리전 현실로?

  • 3년 전


중국과 대만.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대만을 무력으로 합병해야 한다며 그 시점을 2027년, 구체적으로 짚는 주장까지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대만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습니다.

미국을 등에 업은 만큼 결사항전을 벼릅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만 남부에서 410km 떨어진 길이 2.8km의 산호섬 동사군도.

중국에선 대만 통일을 위해 이 곳을 무력으로 점령해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옵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쏟아부어 대만의 공항과 군사 기지와 군함을 부순 뒤, 함포 사격으로 중국 육군의 대만 상륙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 주석(지난 달 9일)]
"완전한 조국 통일의 역사적 임무는 반드시 실현해야 하며 틀림없이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대만은 '내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독개구리, 독전갈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와 싼샤댐 등 주요 시설들을 선제 공격해 중국의 선공을 차단한다는 내용입니다.

[차이잉원 / 대만 총통]
"대만인이 압력에 굴할 것이라는 환상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이렇게 양국의 전쟁 가능성은 단순 가설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최근 중국은 대만 인근 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감행하고, 어제도 16대의 전투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ADIZ를 침범했습니다.

올들어서만 벌써 700여 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근처에서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중국에선 의례적인 생필품 비축 공지가 '전쟁에 대비하라'는 뜻으로 오인돼 전국적인 사재기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CCTV]
"상무부는 통지서를 발행하고 올 겨울과 내년 봄 채소 등 생필품 시장의 공급 보장과 가격안정을 지시했습니다."

사실 중국과 대만의 군사력은 비교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중국이 압도합니다.

[탄커페이 / 중국 국방부 대변인(지난달 28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싸울 준비가 되어 있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운의 실체는 중국과 대만이 아닌 중국과 미국의 대립입니다.

중국이 최근 일대일로 전략 등으로 미국의 패권 지위를 넘보자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중국의 '아픈 손가락' 대만을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선 겁니다.

[트럼프 /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2016년 12월)]
"'하나의 중국' 정책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지난 7월)]
"망상하는 외국 세력들은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쌓은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입니다."

내년 2월 동계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라 실제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문흥호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동계올림픽도 해야하고요. 내년 10월에 (시진핑 장기집권에) 가장 중요한 20차 당대회를 하는데 전쟁하면서 할 수는 없잖아요. 오히려 대내적으로 단결을 도모하는…(지도자로서) 강한 결기를 보여줘야되는 문제에요."

미, 영, 일, 호주 연합 전선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 열도를 반바퀴 도는 유례없는 무력 시위를 벌이면서 대만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전세계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