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 쓰레기 화물차 화재‥뒤덮은 '검은 연기' 아찔

  • 3년 전
◀ 앵커 ▶

오늘 오후 서울과 분당을 잇는 내곡터널을 달리던 5톤 화물차에서 불이 났습니다.

연기가 터널 안을 가득 메우면서 수십 명이 차를 버리고 대피해서 일대 교통이 두 시간 넘게 마비가 되기도 했는데요.

시민 다섯 명이 연기를 마셨지만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경기도 성남의 내곡터널.

터널 안 깊숙이 시뻘건 불길이 일렁이고, 시커먼 연기가 터널 천장을 따라 무섭게 빠른 속도로 덮쳐 옵니다.

놀란 시민들은 타고 가던 차를 그대로 터널 안에 버린 채 황급히 달려서 밖으로 도망쳐 나옵니다.

터널 안 3개 차로는 주인 없이 멈춰버린 차들로 오도가도 못하게 꽉 막혔습니다.

터널 안을 달리던 5톤 쓰레기 화물차에서 갑자기 불이 나면서 연기가 터널 전체를 삽시간에 집어삼킨 겁니다.

[목격자]
"연기가 막 자욱하게 나오니까 사람들이 빠져나오고 있던 상황이죠. 차 뒤에가 계속 밀려 있으니까. 차를 갖고 나올 수가 없죠. 위험했었죠."

MBC가 확보한 화재 초기 터널을 지나간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화물차 운전석이 있는 앞부분 전체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습니다.

지나던 차량들은 이 장면에 황급히 방향을 틀어 옆 차로로 멀찌감치 피해서 지나갑니다.

불은 30여 분 만에 꺼졌지만, 시민 5명이 연기를 마셨고, 수십 명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 광고 ##화재가 난 터널 안입니다.

화재 잔해물을 치우기 위해 아직도 차선 두 개가 통제돼 있습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서울 방향 통행이 2시간가량 전면 통제돼 오후 시간 일대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극심한 교통 혼잡 끝에 2시간 반 만에야 통행이 재개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쓰레기 화물차의 엔진룸이 과열되면서 불이 붙었고, 터널이라 연기가 빨리 빠져나가지 못해 화재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는 15건, 사망자는 2명이었습니다.

터널에서 불이 나면 일반적인 화재와 비교해 사망자 비율이 무려 13배가 넘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터널이) 대부분 밀폐 형태의 구조이기 때문에 질식의 위험도 높고, 마땅히 피할 곳이 없기 때문에 2차 사고의 위험성도 높을 수밖에…"

전문가들은 초기에 불을 끌 수 있도록 차량용 소화기를 갖추고, 대피할 때는 차를 양옆으로 이동시키고 열쇠를 차에 둔 채 빠져나가야 화재 진화와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C 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박혜연 / 영상제공: 진수만, 이효창, 정대헌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박혜연 / 영상제공: 진수만, 이효창, 정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