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화물차 앞에 '끽'…소화기 들고 달려간 버스 기사

  • 3년 전
◀ 앵커 ▶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던 한 시내버스 기사가 짐칸에 불이 붙은 줄 모른 채 달리고 있는 화물차를 막아 세워서 직접 불까지 껐습니다.

날씨가 건조해서 자칫 불이 크게 번질 뻔했는데, 이 버스기사의 신속한 대처로 화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아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영월의 한 도로입니다.

달리는 화물차의 짐칸에서 연기가 올라옵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불이 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행을 계속합니다.

바로 뒤를 달리고 있던 버스가 추월하더니 화물차 앞을 가로막아 세웁니다.

운전기사는 직접 소화기를 꺼내 들고 뛰어내렸습니다.

화물 차량에 붙은 불은 2분 만에 꺼졌습니다.

버스 기사는 42살 이정환 씨,

운행 도중에 화재를 목격하자,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스를 세운 뒤 직접 진화에 나선 겁니다.

[이정환/버스 운전기사]
"경적을 울리면서 세우려고 했는데 인지를 못하고 계속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추월해서…"

## 광고 ##도로가 산과 인접해 있어, 건조한 날씨에 자칫 불씨가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옮겨붙을 수 있었던 상황, 이 씨는 불이 꺼진 걸 확인하고 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이선옥/버스 승객]
"'참 잘하셨어요. 진짜 잘하셨네요' 그랬어요. 차 몰고 간 사람이 모르고 계속 갔으면, 차가 폭발할 수도 있고 불날 수도 있고…"

이 씨는 영월 지역에서 1년 반째 버스를 운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정환/버스 운전기사]
"감사하죠. 누구나 겪게 될 일일지도 모르는데…그렇게 알아주시니까 너무 고맙죠."

영월군은 이 씨가 적극적인 대응으로 대형사고의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표창장 수여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원주)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