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로 발신번호 변조…보이스피싱 집중단속

  • 3년 전
'중계기'로 발신번호 변조…보이스피싱 집중단속

[앵커]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모르는 번호라도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기가 힘들죠.

경찰 수사 결과 해외나 인터넷 번호를 국내번호로 변조시켜주는 기기가 범행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다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이 문을 열자, 방안에 통신 기기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사설 중계기'입니다.

해외 전화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번호로 변조시켜주는 건데, 이렇게 고시원이나 모텔 같은 방에 설치해두기만 하면 외국에 있는 범죄자들이 곧바로 번호를 변조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집중단속에 나서, 최근 약 한 달간 전국 52개소에서 중계기 161대가 적발됐습니다.

설치 관련자 13명이 현장에서 검거됐고, 이 중 현금 수거책 역할까지 한 1명은 구속됐습니다.

조직원들은 무허가 중계기를 국제택배를 통해 국내로 보냈고, 아르바이트 광고로 설치인력을 모집했습니다.

"중계기들을 설치하신 분들이 재택알바라든지 공실을 임차해 주면서, 범행에 관여하게 된 부분이 상당수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수사 컨트롤타워인 '집중대응팀'을 신설해 중계기가 설치된 곳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개별 피의자 추적뿐만 아니라 범죄를 사전에 막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겁니다.

집중대응팀은 또 일선에서 개별적으로 처리하던 사건을 통합해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통신사 등과 협력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경찰은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할 경우에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아르바이트나 건물 임대 등 과정에서 사설 중계기가 보이면 바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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