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北, 새 노동당 지도부 구성…김정은, 총비서로 추대

  • 3년 전
[뉴스초점] 北, 새 노동당 지도부 구성…김정은, 총비서로 추대


[앵커]

북한은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선출한 새로운 노동당 지도부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수반인 총비서에 선출했는데요, 북한이 공개한 조직개편과 인사 결과에 대해 통일부 출입하는 지성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했다고 하는데, 총비서 추대가 갖는 의미가 있을까요. 김 위원장은 원래부터 노동당의 최고 책임자였지 않아요?

[기자]

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권력을 잡은 때로부터 지금까지 쭉 노동당 수반이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1인 지배체제인 북한에서 당 수반을 선출하는 일은 사실상 요식행위입니다. 하지만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에서 당 수반을 선출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당대회 때마다 당 수반 선출을 강조하는데,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독점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북한은 '추대한다'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왜 김 위원장을 이번에도 당 수반에 추대해야 하는지 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 '업적'을 장황하게 소개하고 그러고 나서 당대회 결정문을 통해 추대를 공식화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주목해봐야 할 점은 '총비서'라는 당 직책의 명칭인데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당내 직함이 총비서였던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은 그동안 총비서로 불리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듬해인 2012년 4월 당대표자회에서 당 수반에 추대됐지만, 당시 김 위원장의 당내 직함은 '제1비서'였습니다.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도 당 수반에 추대됐지만, 그때는 명칭이 '노동당 위원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총비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겁니다. 올해 12월이면 김 위원장이 집권한 지 만 10년이 됩니다. 10년 가까이 북한을 통치하며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선대인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자신을 올려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번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권력이 공고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입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추대 소식은 오늘 오전에 북한이 공개했는데, 지 기자는 어제 기사에서 김정은의 당내 직함이 총비서일 것이라고 예상했잖아요. 어떤 근거로 그런 전망을 했나요?

[기자]

네, 제가 평양과 통화해서 그 얘길 들은 건 아니고요, 북한이 어제 오전에 이번 당대회에서 노동당 규약을 개정했다고 보도했는데, 개정된 당 규약 내용을 보고 예상한 겁니다. 북한은 어제 공개한 개정 당 규약에서 이른바 '비서제'를 5년 만에 부활시켰습니다. 각급 당 조직의 책임자를 '위원장, 부위원장'으로 부르던 것을 이제부터는 '책임비서, 비서' 등으로 바꿔 부른다고 밝힌 겁니다. 5년 전 7차 당대회 때 기존의 '비서제'를 위원장제로 바꿨는데, 이번에 다시 돌려놨습니다. 행정기관인 인민위원회도 위원장, 근로단체인 청년동맹도 위원장, 이런 호칭이어서 최고의 정치조직인 당 조직과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당의 위상 강화를 위해 당 조직 책임자는 이름을 '비서'로 차별화한다, 이것이 비서제 부활의 명분입니다. 노동당은 각급 당 조직들이 모여 구성되는 만큼 비서들의 최고 책임자는 당연히 '총비서'로 불릴 것이고, 집권 초기 '제1비서'로 불리던 때에 비하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이고, 그래서 이제는 김 위원장을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놓기 위해 총비서라고 부를 것이다, 뭐 이렇게 전망했던 겁니다.

[앵커]

얘기 들어보니 총비서 추대는 김 위원장의 권력 장악이 사실상 끝났다, 이런 선포라고 볼 수 있네요. 그런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오히려 지위가 더 낮아졌다면서요? 많은 분이 예상이 빗나갔다고 하던데, 지 기자도 김여정 부부장이 승진할 것이라고 봤나요?

[기자]

네, 저도 김여정 부부장이 기존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최소한 정치국 위원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정보당국은 김 부부장이 외교·안보를 비롯해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해왔고,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이번 당대회에서 직책이 대폭 격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부부장이 북한의 사실상 '2인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했으니까요. 일각에서는 정치국 최고 그룹인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 인사 내용을 보면 김 부부장은 승진은 고사하고 기존의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졌습니다. 사실상 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한 겁니다. 제1부부장보다 한 등급 높은 당 부장에 오를 것이라던 전망도 빗나갔습니다.

[앵커]

사실 김여정 부부장은 2018년 남북 대화 국면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터라 김 부부장 위상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그럼 김 부부장의 권한과 위상이 약화됐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네, 저는 사실 김 부부장의 입지가 약화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 핵심 권력층을 관찰할 때 보통 '명목 서열'과 실제 권력 서열을 구분해서 봅니다. 북한 매체가 호명하는 순서나 정치국 상무위원, 위원, 후보위원 이런 순으로 명목 서열이 정해지지만, 실제 권력 서열은 이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하나뿐인 여동생입니다. 혈육 중에서 유일하게 국정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온 인물이고, 무엇보다 북한 주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신의 활약상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도 국정운영에 계속 참여할 것이고, 비록 정치국 구성원이 아니지만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충분히 당내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다고 해서 김 부부장을 함부로 대할 북한 파워엘리트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선호하는 '시스템' 통치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에 발표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등 구성원 중 노동당 인사는 모두 당 비서나 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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