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없이 받은 상, 저작권 때문에 안 받은 상...2020 출판계 결산 / YTN

  • 3년 전
김금희·최은영 등 작가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작가들 "수상 조건 ’저작권 양도’ 수용 못 해"
이상문학상 시상 불발…저작권 문제 재조명 계기
무명작가 ’매절 계약’ 문제, 다시 도마 위에


2020년 국내 출판계는 저작권 문제가 큰 화제였습니다.

유명 문학상 수상자들이 저작권 양도 요구를 문제 삼아 수상을 거부한 일이 있었고, 또 해외에서 큰 상을 받은 작가가 국내에선 상 받은 작품의 저작권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0년 출판계는 '수상 거부'라는 독특한 뉴스로 시작했습니다.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 등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들이 수상을 거부한 겁니다.

상을 줄 테니 저작권을 넘기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김금희 / 작가 (9월 인터뷰) : 양도 요구를 하지 않는 게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그게 너무나도 쉽게 거절당했을 때의 환멸감, 내가 내 작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데도 그게 가볍게 밀쳐질 수 있는 건 어떤 이유에서 그런 건가.]

매해 연초 문학상의 시작을 알려온 이상문학상은 결국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다른 문학상들까지 거론되면서 작가의 저작권 보호 문제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쓴 두 달 뒤 4월엔 문학계에도 낭보가 들었습니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는 알마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수상자로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선정됐습니다.

동화책은 물론, 만화와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세계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구름빵'이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것입니다.

[보엘 웨스틴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의장 : 백희나 작가의 환상적인 작은 세계에선 구름빵과 달 셔벗, 동물과 목욕 요정,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집니다. 그녀의 작품은 감각적인, 아찔하고도 날카로운, 놀라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하지만 얼마 뒤 백희나 작가는 수년을 다퉈오던 출판사 등과의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습니다.

'구름빵'의 저작권을 모두 넘기는 이른바 '매절 계약'을 했다는 게 인정된 것입니다.

무명작가 시절 어렵게 히트작을 내고도 작가 자신은 결실을 즐기지 못한 또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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