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이 승복할 때까지…트럼프의 불복 시나리오?

  •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여기서 끝나는 건지, 4년 더 하게 되는 건지 오늘 결판이 납니다.

미 대선 관련한 궁금한 이야기, 외교안보국제부 김민지 기자와 얘기 나누겠습니다.

1) 김 기자, 대선 여론조사로는 바이든 후보가 대체로 앞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가 가능한 이유, 미국의 독특한 선거 제도 때문이죠?

직선제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간접선거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50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의 인구수에 따라 선거인단을 먼저 뽑고 이들이 나중에 대통령을 뽑는 겁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5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데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득표한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 전부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건데요.

4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300만 표나 뒤졌지만 선거인단은 74명을 더 확보해 승리했습니다.

결국, 텃밭이 아닌 경합주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2) 그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딱 두 곳이 있다면서요?

예측기관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바이든 후보는 216명, 트럼프 후보는 125명을 확보한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결국, 회색으로 표시된 12개 경합주가 관건입니다.

이 가운데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38명)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남부 플로리다(29명)와 북부 펜실베이니아(20명)가 최대 승부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곳을 다 가져와야만 단숨에 격차를 좁히며 나머지 경합주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4년전 빼앗겼던 두 곳 중 한 곳만 잡아도 승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3) 그동안은 투표 다음날 아침이면 당선자를 알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우편 투표 때문에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4년 전 대선 당시엔 우리 시간으로 내일 오후 1시쯤 플로리다 개표 결과가 나오면서 승부가 기울었는데요.

이어 오후 4시 반쯤에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전 투표에 1억 명 가까이 참여하면서 개표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두 후보 지지층에 따라 투표 성향도 확연히 갈리는데요. 이 점을 노려 트럼프 대통령이 일찍 승리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내일 현장 투표함을 먼저 개봉할 경우 개표 초반 트럼프가 앞서 나가는 '붉은 신기루(레드 미라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4) 승리를 선언했다고 해서 실제로 선거에서 이긴 건 아니잖아요.

어느 한쪽이 패배를 승복하기 전까지는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간 승리선언을 하면 지지자들은 다른 소리는 듣지 않으려 한다는거겠죠.

최악의 경우 투표함 개봉을 방해하거나 투표함을 탈취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수순으로 최근 임명된 배럿 대법관을 비롯해 보수 성향 연방 대법원을 통해 우편 투표 무효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미국 대선 일정으로는 확정된 선거인단 538명이 12월 14일 형식적으로 모여서 대통령 선거를 하게 되는데 이 일정이 늦어지게 되면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선거인단이 아닌 하원이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미국의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주별로 1명씩 투표권이 주어지는데, 현재는 공화당 26표, 민주당 22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앵커 : 폭력과 불복 위협으로 얼룩진 이번 미국 대선, 민주주의 모범국가라고 하기에 참 실망스럽습니다. 김민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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