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가게도 잠겨"…'전통시장' 코로나 이어 수해 이중고

  • 4년 전
◀ 앵커 ▶

이번 비 피해 지역 중에 유독 전통 시장이 많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가뜩이나 벌이가 좋지 않았는데 수해로 시장 전체가 잠긴 곳들이 많습니다.

물이 빠진 전통 시장의 안타까운 사정을 이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흙탕물이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 올랐습니다.

"대단합니다. 여기가 죽산 중앙 시장통인데."

지난주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안성 죽산시장의 모습입니다.

물난리가 난 지 일주일.

안성 죽산시장은 매달 5일과 10일 장이 서는 5일장으로, 오늘은 장이 열리는 날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비 피해로 장은 열리지 않고 손님도 거의 없어 매우 한산한 상황입니다.

물이 빠지긴 했지만 정상 영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탁소를 하는 권혁철 씨는 가게에 있는 장비를 모두 잃었습니다.

결국 20년 넘게 운영하던 세탁소는 곧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권혁철/안성 죽산시장 세탁소 운영]
"와보니까 완전히 전부 침수가 됐어요. 이런 세탁기고 미싱이고 다른 보일러고. 하나도 못 건지고."

역시 20여년 식당을 해온 김순자씨는, 그나마 건진 가게 살림들을 말리려고 한여름에 전기 난로를 3대나 장만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손님이 끊긴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 광고 ##[김순자/안성 죽산시장 식당 운영]
"사람들도 오지도 않고 장사꾼들도 (안 옵니다). 침수가 심해서 그 전 같지 않고 이래 됐으니까. 코로나 때문에 그렇지, 이거 때문에 그렇지 장사들이 힘들어요."

집은 물론 가게까지, 삶과 생계의 터전을 동시에 잃은 쌀집 주인 남병남 할머니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남병남/안성 죽산시장 쌀가게 운영]
"아유 말을 하면 뭐해요. 속에 말할 것도 없지. 집에도 절단났어요. 그래 가지고 밥도 못먹어요 지금. 써서."

간신히 다시 문을 연 대전의 산성전통시장.

[김태성/대전 산성시장 떡가게 운영]
"아빠로서 아이들한테 괜히 좀 미안하고. 미리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는 걸 좀 알았더라면 준비를 철저하게 했으면 덜 했을텐데."

급한 대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상인들은 큰 기대는 접었습니다.

[김중희/대전 산성시장 과일가게 업주]
"(장마에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고, 특히 과일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손님들이. 시장 자체들이 워낙 영세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 있다보니까 이런 피해를 입으니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수해로 인해 지난 8일까지 전국 30개 전통시장 1,120개 점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김두영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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