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이재명, 이틀 만에 변심?

  • 4년 전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동은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늘의 주제 볼게요. '이틀 만에 변심?'이네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공천을 하지 말자고 했었는데, 말을 바꿨다면서요?

네, 그런 줄 알았는데요. 말이 달라졌습니다.



이 지사는 오늘 "저는 서울, 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이틀 전 자기가 한 말은 '의견'일 뿐 '주장'은 아니라는 건데요. 이틀 전 이 지사가 뭐라고 했는지 다시 들어보시죠.

[이재명 / 경기도지사(지난 20일, 'CBS 라디오 ')]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공당이 문서로 규정으로까지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고요. 무공천하는 게 저는 맞다고 보고."

Q. 다시 들어봐도 무공천을 얘기한 것 같은데요. 의견과 주장이 다르다는 거죠.

저도 사실 잘 이해는 안되는데요.

이 지사 측 설명은 의견을 낸 것일 뿐, 무공천을 하도록 당을 설득하려는 주장을 한 게 아니다, 그래서 무공천을 얘기한 게 아니다, 이런 식입니다.



말을 바꾼 게 아니냐고 이 지사 측에 물었더니 "말을 바꾼 게 아니고 오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틀 전에도 상황에 따라 공천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언론이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만 보도했다는 겁니다.

직접 듣고 판단해보시죠.

[이재명 / 경기도지사(지난 20일, 'CBS 라디오 ')]
"당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그 다음에나 겨우 규정 바꾸고 그건 당연히 내부적으로 당연한 일이고 규정 바꿔준다고 될 일은 아니고…. "

Q. 석고대죄까지 하면 할 수 있겠으나,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들리는데요.

이 발언 바로 앞에도 계속 무공천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공천을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이 지사 주장처럼 말이 달라진 건 아니라고 해도, 물러선 건 맞잖아요. 왜 이틀 만에 물러선 걸까요?

민주당 내부 반발이 의외로 거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이 지사의 이번 발언 너무 경솔했다", "민주당인 듯 아닌 듯 이상한 정치인" 등 이 지사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친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당내 분위기는) 부글부글이죠, 한마디로. 지금 이 문제를 꺼내면 사실은 매 맞는 일밖에 없잖아요."

Q. 이 지사가 이런 비판을 받을지 몰랐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네, 이 지사가 얻은 것도 있습니다.

일단 '할 말은 한다'는 선명성과 함께 존재감을 과시했고요.

'원칙을 지킨다'는 이미지까지 얻어서 중도, 보수 진영에도 어느 정도 어필한 게 있습니다.

Q. 정치적으로 챙길 건 챙겼다는 거네요.

이 지사 스스로도 정치는 신뢰라고 강조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게 진중권 전 교수의 SNS입니다. 많은 유권자는 진 전 교수처럼 "장난하냐" 이런 기분을 느낄 것 같습니다.

Q. 이 지사의 메시지는 늘 명쾌한 게 강점인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던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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