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들이 되돌아본 70년…"비극 반복 안돼"

  • 4년 전
참전용사들이 되돌아본 70년…"비극 반복 안돼"

[앵커]

70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상처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참전용사들인데요.

그 누구보다 평화 통일을 소망하는 호국 영웅들을 신현정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저는 정기숙입니다. 6·25사변 때 학도병으로 참여했습니다."

"나는 박경석입니다. 육군사관학교에 17살에 들어와서 25일 만에 전투에 참전…"

"내 이름은 이인숙입니다. 최초의 여군으로 6·25에 참전했습니다."

70년이 지나도 전쟁의 기억은 뚜렷합니다.

"17살 고등학교 1학년 때. 국군이 평화통일을 위해서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까 마음 놓고 집에 돌아오라 이런 방송 하고. 초산 압록강까지 가서 통일된 줄 알았어요. 너무 기뻐서 압록강에 손도 씻어보고, 그런데 그게 사흘도 못 가서…"

"산꼭대기 즈음에서 인민군들이 일어나더니 수류탄을 던지기 시작하더라고. 내 옆에서 바로 수류탄이 터져서 기절했어요. 며칠이 지났는지 눈을 떠보니까 인민군 야전 치료소야."

"대구에서 초등학교 선생을 했어요. 몇 달 안 됐어요. 1년 미만. 선생님들 우리도 나가서 나라를 위해서 활동을 해보자. 그래서 군에서 몇 사람이 같이 동조해서 부산에 여자 의용군 훈련소에 갔어요."

전쟁은 고난과 두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동료들과 떨어진 정기숙 할머니는 신분을 숨기고 인민군 부대에서 지내다 가까스로 탈출했습니다.

"항상 두려움 속에 있었어, 들킬까봐. 그러니까 압록강에서부터 줄곧 걸어온 거예요."

17살 때 40명의 부하를 이끌던 박경석 할아버지는 시로 국가의 소중함을 후세에 전합니다.

"이제 나머지 일은 교훈이 될 만한 것, 자랑스러운 것, 또는 젊은이들이 국가의 소중함을 아는 것, 이것을 남기기 위해서 41년 동안 80권 가까운 책을 냈습니다."

이인숙 할머니는 여군의 자부심을 후세대가 기억하길 소망합니다.

"부지깽이라도 가지고 싸우겠다고 해서 여군 (창설) 결재가 됐다… 여성들이 앞장서는 그러한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70년이 지난 지금. 이들에게 6·25 전쟁은 어떤 의미일까.

"6·25 사변은 악연이에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돼요."

"6·25는 동족상잔의 뼈아픈 과정이에요. 북쪽하고 남쪽하고 갈려서 강대국에 의한 이데올로기 차이로 이렇게 같은 민족끼리 싸우게 된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이죠."

"나에게 6·25는 내 평생의 전환기다. 불과 몇 년 안되는 경험이지만 내 아흔 평생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요즘.

이들은 자신이 겪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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