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따로' 오후엔 '함께'…"유치원이 위험해요"

  • 4년 전
◀ 앵커 ▶

전면 등교 개학을 시작한 학교에서는 학생들 거리두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유치원도 역시 마찬가진데요.

그런데 오전엔 널찍널찍했던 유치원 교실이 오후에는 전혀 사정이 달랐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학교 거리두기 수업은 이제 정착 단계입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널찍널찍 떨어져 앉아 있고, 투명 칸막이까지 설치돼 철저히 분리된 모습입니다.

반면, 같은 경기도의 한 유치원 교실입니다.

거리두기는커녕 서로 밀고 당기는 격렬한 놀이까지 거리낌이 없습니다.

답답한지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교보다 훨씬 좁은 이 교실에 모인 아이들만 20명 정도.

방역을 책임져야 할 선생님은 단 한 명입니다.

[유치원방과후전담사 A씨]
"유아는 어리니까 선생님들이 도와줘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20명, 30명이면 거리두기도 안될 뿐더러 선생님이 지도하신다고 해도…"

유치원이 하루 종일 이런 상황인 건 아닙니다.

이 유치원의 경우 오전 정규수업까지는 한 교실당 평균 5명의 아이들이 여유있게 거리두기를 하며 지냅니다.

전체의 3분의 1만 등원하라는 교육부 권고를 오전까지만 지키는 겁니다.

하지만 오후 방과후 수업이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오전엔 여러 반으로 분산돼 있던 아이들이 오후 방과후 교실로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유은진/유치원생 학부모]
"솔직히 누가 여건만 되면 안보내고 싶죠. 안 보내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니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내는 거고…"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은 방과후전담사를 충원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비용은 유치원 측이 부담하란 식이어서 인력 충원은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습니다.

[이혜진/경기도교육청 유치원방과후전담사]
"수십명이 밀집된 환경에서 유치원이 현재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단 말입니까."

살얼음판 같은 등교수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작 거리두기의 사각지대가 된 유치원 방과후교실.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