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가동 "이날만 기다렸는데"…재확산 우려

  • 4년 전
◀ 앵커 ▶

유럽도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봉쇄 조치가 이번 주부터 완화됐습니다.

운영이 허용되는 새벽 0시를 손꼽아 기다렸다 문을 열 정도로 일상으로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프랑스 파리 교외의 한 미용실.

한밤중 찾아온 손님을 가게 앞에서 맞이한 미용사는 뺨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 대신 팔꿈치 인사를 건넵니다.

손님이 앉을 의자에는 투명 보호천이 씌어 졌고 손 세정제도 준비됐습니다.

이 미용실은 봉쇄 완화 조치가 시작된 첫날, 새벽 0시가 되자마자 문을 열었습니다.

[카롤린 코부]
"미용사의 노력에 호응하고 싶어 0시 1분에 왔습니다."

두 달 만의 영업재개, 그동안 영업하지 못한 분풀이라도 하듯, 파리의 많은 미용실들은 자정에 문을 열고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했습니다.

역시 봉쇄가 완화된 벨기에의 상점 앞에는 긴 줄이 생겼습니다.

손님들은 간격을 유지한 채 두 달여 만의 쇼핑에 나섰습니다.

[위르겐 데 젤라스/쇼핑몰 매니저]
"다시 문을 열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어 다행입니다."

유럽 곳곳에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 방역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통제 조치가 완화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은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에 나서는 사람들로 다시 붐볐고,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스위스에서는 학생들의 등교도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일상 복귀가 코로나의 2차 대유행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제조치를 먼저 완화한 독일에서는 357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재유행 조짐이 보여 메르켈 총리가 직접 나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당부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서로에 대한 배려를 보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루 3천여 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통제 조치를 완화한 영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니컬라 스터전/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너무 빨리 완화하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집에 머무는 것이 생명을 구하는 길입니다."

유럽 전체 확진 환자 수가 165만 명을 넘은 상황.

하지만 생계 유지를 위해선 봉쇄를 완화해야한다는 요구 역시 거셉니다.

생명과 생계 사이의 균형이란 코로나19가 던진 곤혹스런 문제를 떠 안은 채 유럽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영상편집: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