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인터뷰] 코로나19 사태속 재조명된 명상…초보자 실천법은?

  • 4년 전
[출근길 인터뷰] 코로나19 사태속 재조명된 명상…초보자 실천법은?

[앵커]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는 최근 명상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빌게이츠는 "우리가 잊고 살아온 중요한 교훈들을 일깨워주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주어졌다"는 말도 했다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욱 각광 받는 '명상'.

오늘은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이신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올바른 명상법'에 대해 알아본다고 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박진형 기자 나와 주시죠.

[기자]

박진형의 출근길 인터뷰 오늘은 최정호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안녕하십니까?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명상관련 서적이나 앱 등이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먼저 명상이라는 게 뭡니까?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명상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상당히 어려운데요. 특정한 종교 전통에서 가부좌하고 묵상하고 마음을 두는 것 같지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간단하게 보면 명상이라고 하는 건 내 내적인 세계로 나의 주의를 돌릴 수 있는 훈련, 내적 성찰 훈련이다. 지금 이 자리에 내 마음을 두고 나를 들여다보는 훈련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또 최근에 정신의학계에서도 치료의 목적으로 명상을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치료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있습니까?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우리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는 특히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는 내 마음과 생각, 감정과 생각의 내 모든 것들이 가 있거든요. 거기서 빠져나와서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재의 감각에 내 모든 것들의 주위를 돌릴 수 있으면 내 생각과 감정에서 빠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런 훈련이 돼서 소위 그것을 마음챙김 명상이라고 하는 명상 또는 흔히 알아차림 명상이라고 하거든요.

'내가 지금 생각과 감정에 너무 빠져 있구나' 하는 데서 그걸 알아차리고 빠져 나올 수 있게 되면 그동안 심리치료 방법에서 써서 했던 거랑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놀라운 효과를 거둘 수가 있습니다. 내가 그 어떤 고통에서 빠져나오고 '나의 실체는 지금 바로 이 자리에 있구나. 지금 바로 이 자리에 머물고 있구나' 하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하지만 초반에 얘기를 해 주셨지만 명상하면 이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명상을 쉽게 접근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실제로 앉아서 가부좌 틀고 30분, 1시간씩 계시는 것은 너무 어렵고요. 명상은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생각에서 그 마음을 좀 빼서 주의를 내가 가진 감각에 두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내 감각이라는 건 아무때나 할 수 있거든요.

샤워를 할 때도 그 샤워하면서 '오늘 뭐하지. 내 몸은 왜 이렇게 살이 쪘지' 이런 쪽에 마음을 두면 생각에 마음을 두는데 그냥 떨어지는 물줄기가 닿는 그 느낌, 내 감각의 내 마음을 둔다고 하면 그것이 아주 명상이 됩니다.

양치질을 하면서도 '내 이에 뭐가 빠졌네. 이가 문제가 됐네' 하고 생각에 빠지지 말고 그 칫솔이 닿는 느낌에 내 마음을 두면 감각이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떤 감각을 깨우는 데, 내 오감을 깨우는 데 집중을 하시는 게 명상훈련이 될 수 있고요.

아주 사소한 움직임, 예를 들면 손을 든다든지 할 때 손을 들고 있을 때 그 손 드는 것에 내 마음을 두면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것이 또 명상이 되는 것입니다.

차 한잔을 마셔도 명상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서 있으면서도 내 감각, '내가 오늘 뭐 할거지' 하는 생각에서 빠져나와서 내가 발바닥에 느끼는 그런 감각에 나의 주의를 둘 수 있다면 그것이 아주 훌륭한 명상이되기 때문에 곧 앉아서 가부좌 틀고 명상하시는 것만 명상이 아니라 내 주위를 내 감각에 두시는 것들로 시작하시는 것들이 좋은 명상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이분들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실제로 우울하고 불안한 것은 어떤 고립감과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가 보면 특히 코로나19로 어떤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게 되면 나 혼자 있게 되고 그러면 상당히 고립감이 느껴지면서 우울과 불안, 소위 내 감정과 압도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일수록 정말 이번 기회에 그동안 내가 어떤 외부의 일 때문에 신경 쓰지 못했던 내 내면을 한번 들어가본다라고 생각하시고요. 내 감각을 한번 깨우는 일을 하시다 보면 실제로 이 세계가 내가 이 사람들 하고는 연결돼 있는 것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좀 더 큰 세계, 나의 내면에 있는 정말 큰 세계들, 어떤 초월적인 것과도 만날 수 있고요. 내 내면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있다. 이 현재 존재한다는 것들, 현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명상을 하시면서도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충만감 같은 것도 얻을 수 있고요. 나 혼자 있지만 내 안에 어떤 생명력이 있다는 걸 깨우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한 번 내 안을 들여다보는 그런 훈련들 해 보시면 실제로 어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에서 내가 떨어질 수 있다는 그런 좋은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채정호 / 대한명상의학회 명예회장]

감사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박진형의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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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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