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불 번져…과거 동해안 산불 '판박이'

  • 4년 전
강풍에 불 번져…과거 동해안 산불 '판박이'

[앵커]

이번 강원도 고성산불은 고온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불이 크게 번졌습니다.

영동지방은 지형 특성상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이 불면서 큰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과거 대형산불과 여러모로 닮은꼴이었습니다.

이경희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깜깜한 밤, 시뻘건 불길이 능선을 타고 빠르게 번집니다.

영동지역에 부는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진 산불은 85ha의 산림과 주택을 태우고 12시간여 만에 진화됐습니다.

지난해, 대형산불로 큰 피해가 난 지 1년여 만입니다.

1년 전 봄, 고성 지역은 이번처럼 강풍·건조 특보가 내려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강한 바람에 불은 1시간만에 5km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빠르게 번져 나갔습니다.

전국의 소방관들이 동원돼 화마와의 전쟁을 벌였지만,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산림이 모조리 타버렸고 주민들의 생활 터전마저 앗아갔습니다.

피해 현장 곳곳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습니다.

화마에 휩싸인 천년 고찰 낙산사.

2005년 봄,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는 양양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건조특보 속에 야산 부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순식간에 해변까지 번졌고 보물이었던 낙산사 동종마저 흔적도 없이 녹여버렸습니다.

최대 순간풍속 32미터의 강풍이 불며 야간 헬기를 투입하지 못한 데다 강한 불길에 현장 접근이 어려웠던 점도 화를 키웠습니다.

2000년 4월에는 강릉과 고성 등 동해안 4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났습니다.

이 불로 당시 2만 3천여 ha가 소실됐는데, 이 때 역시 야간에 강풍을 타고 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동해안 대형산불 피해로는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났다 하면 대형산불로 번지는 강원도 동해안 화재.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강원도 산불피해 면적은 전국 피해면적의 3분의 1에 달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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