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첫 담화 '靑 원색적 비난'…의도는?

  • 4년 전
◀ 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죠.

김여정 부부장이 본인 명의의 담화를 처음 발표했는데 '저능하다' 이런 거친 표현을 사용해서 청와대를 비난 했습니다.

그 속내가 뭔지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여정 제1 부부장의 담화문은, 청와대가 북한의 군사 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단을 요구"한 뒤 하루만에 나왔습니다.

김 부부장은 우선 북한군 포병의 훈련은 "누구를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며 "군대의 주업은 훈련이고 자위적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고, 첨단 군사장비를 사오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첨단 전투기들을 농약이나 뿌리자고 들여 왔겠냐"고 맞받았습니다.

"우리는 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된다는 논리"는 "적반하장"이며,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라고 공격했습니다.

3월로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한 것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지 청와대의 결단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다만 "대통령의 직접적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축소한 통상적인 동계 훈련인데도 청와대가 문제 삼은 건 국내 정치용이라고 보고, 누적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미사일 발사 직후 이번 훈련이 북한 내부 결속을 위한 대내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한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1차적이지만, 2018~19년 남북한이 합의했던 내용의 이행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강한 불만들이 누적돼 있다가 결과적으로 그것이 폭발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자기 이름으로 담화문을 낸 건 처음입니다.

김 부부장이 고비마다 남북관계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점으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의 불만이 직접 표출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의 날카로운 반응을 고려하면 남한과 상대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