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격리? 자율 격리?…中 유학생 대학들 골머리

  • 4년 전
◀ 앵커 ▶

곧 개강이 돌아오면서 7만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개강을 연기하고 중국인 유학생은 2주 동안 격리하라고 했는데, 대학들 입장에선 그 많은 학생들을 대체 어디에, 또 어떻게 격리시켜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천여명의 학생들이 살고 있는 한양대 기숙사.

한양대측은 오는 24일부터 3월 중순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방을 빼라고 통보했습니다.

곧 한국으로 돌아올 중국인 유학생 90명을 2주간 격리시키기 위해섭니다.

당장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학생들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박상현/한양대 1학년]
"한 2주 가까이 기간 동안 있을 공간이 갑자기 사라져서 반발이 있어요. 그래서 본가로 내려가는 친구들도 있고..."

기숙사에 격리시켰다가 혹시라도 감염자가 나오면 어쩌나 불안감도 적지 않습니다.

[김모 씨/한양대 대학원생]
"혹시나 코로나 보균자가 나오면 보균자가 생겼던 방에 들어가는 사람은 과연 그게 마음이 편할지...일방적인 통보하는 태도에서 좀 반감이 많이 들죠."

연세대도 중국인 유학생 격리를 위해 '기숙사 전원 퇴소 조치'를 내렸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취소했습니다.

대신 유학생 7명을 기숙사 5층에서만 지내도록 했는데, 그래도 불안은 여전합니다.

[연세대 재학생]
"어차피 생활을 다 같이 해야되기 때문에 접촉이 완전히 불가능할 수가 있나. 완전 격리가 되나. 그런게 좀 걱정이 돼죠."

학생들과 갈등이 있긴 하지만 기숙사에 머무는 중국인 유학생은 관리가 가능하단 점에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실제로는 중국인 유학생 대부분이 하숙이나 원룸에서 지내기 때문에 2주 동안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각 대학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미 교육부는 각 대학에 이들의 등교를 2주간 중지시키고 전화로 관리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입니다.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14일 동안 등교중지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좀 철저하게 마련하고 신속하게 인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사전에 미리 준비해주실 것을 당부를 드립니다."

하지만 대학측은 입국 검역에서도 문제가 없고, 증상도 없는데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조건 등교를 막는건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00대학교 관계자]
"아, '너가 중국인이라서 연락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다 조사하고 있는 거다, 그냥 외국인 학생 다 조사하고 있는거다' 이러는데. 너네 중국인이라서 전화했다 이럴 순 없으니까."

안받으면 그만인 전화 관리의 효과도 의문이고, 오히려 반감과 낙인 효과만 커질 거란 얘기입니다.

교육부는 기숙사가 부족한 대학들을 위해 각 지자체가 연수원 등을 유학생들이 쓸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7만명이나 되는 중국인 유학생을 일시에 관리하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