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22개월 만에 美中 "일단 휴전"…불씨 남아

  • 4년 전
◀ 앵커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2년 동안 끌어온 세계 1, 2위 경제 대국 사이 무역 전쟁이 최종 타결에 한걸음 다가선 건 분명하지만 언제든 분쟁이 재발할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워싱턴 여홍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우선 중국은 앞으로 2년간 2천억 달러, 우리 돈 231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대신 미국은 당초 부과하려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고, 1,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절반으로 낮췄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와 농민들을 위한 합의란 점을 내세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함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미국의 노동자와 농민, 가족들에게 경제적 정의와 안전의 미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허 부총리가 대독한 서한을 통해, 미중 합의가 양국은 물론 세계를 위해서도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류허/중국 부총리(시진핑 주석 서한 대독)]
"이번 합의는 평등과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민감한 핵심 현안은 2단계 협상으로 넘겼습니다.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 이전을 강요하지 않고,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선언적 수준입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국영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는 아예 합의문에서 빠졌습니다.

중국이 약속대로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2단계 무역 협상이 타결될 경우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겠다고 했습니다.

11월 대선 때까지 중국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면서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완의 합의'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탄핵 국면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게 더 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때마침 미국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넘겼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안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