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상인들…"이제 겨우 터 잡았는데"

  • 5년 전
◀ 앵커 ▶

최근 서울 지하철 6·7호선을 타실 때 역내 상가들이 비어 있는 모습 보셨을 겁니다.

수천만 원을 투자하고도 소상공인들은 빈털터리로 쫓겨나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조명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 3월부터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빵집을 운영해온 장효순 씨.

투자금만 1억 원을 들여 시작한 장사가 이제야 자리를 잡는가 싶었는데, 얼마 전 가게를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장효순/지하철 상가 상인]
"다른 거 진짜 아무것도 없습니다. 장사만 할 수 있게 해주면 또 아무 소리 없이 열심히 장사만 할 겁니다."

문제는 임대차 계약 때문이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4년 GS리테일과 6·7호선 상가 406곳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GS리테일은 다시 소상공인들과 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GS 리테일이 재계약 없이 5년 만에 지하철 6·7호선에서 나가게 되자, 전대차 계약을 맺은 소상공인들은 가게를 비워줄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이렇게 6·7호선 상점에서 나간 상인들은 3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지하철 7호선의 한 역사 내부입니다.

기존에 있던 옷 집과 화장품 가게 등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상가 전체가 텅 볐습니다.

개정된 임대차 보호법에 따라 2018년 이후 입점한 상인들은 갱신 기간이 10년까지 보장되지만, 이전에 계약한 상인들은 소급 적용이 안 되는 데다 권리관계가 복잡해 해결이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소장]
"나머지 수백 명의 상인들이 전대차 계약을 맺은 형태이기 때문에요. 본 계약, GS리테일이랑 서울교통공사의 본 임대차 계약이 깨지면 400개 이상의 점포가 공중 분해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기존 임대차 계약과의 형평성 문제로 상가를 비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거리로 나앉게 된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