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동원 없다더니…조선총독부·탄광 직원 명부 첫 공개

  • 5년 전
◀ 앵커 ▶

일제의 강제 동원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조선총독부의 희귀 기록물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일제는 실제 지원자보다 더 많은 인력을 강제로 동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본 후쿠오카 현의 오노우라 탄광.

40여 년 전 이곳은 일본의 3대 탄광지로,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대표적인 사업장이었습니다.

흙이 단단했던 노천 탄광은 지하 갱도보다 더 힘든 곳이었습니다.

[기토 마코토/후쿠오카 조선인 강제연행 진상규명위 전 사무국장]
"탄광에 들어가서 파는 건 일본인에게 맡기고 노천 탄광은 한국인에게 맡겼습니다."

국가기록원은 이 오노우라 탄광의 갱도 두 곳에서 일한 직원 명부 원본을 확보해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오노우라 탄광 직원 명부입니다.

본적지 기준으로 5명 중 1명, 1,896명이 조선인으로 집계됐습니다.

1900년부터 1950년까지 한국인 직원들의 인적사항과 사망·도주의 기록이 담긴 회사 내부 자료입니다.

강제 징용된 한국인 피해자를 추가로 밝혀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인 셈입니다.

이 문건을 기증한 재일동포 고 김광렬 선생은 폐광을 앞둔 사무실을 끈질기게 찾아가 일본 관리인으로부터 이 자료를 받아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기록원은 또 조선총독부 내무국이 1940년 직접 작성한 '노무자원 조사표'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노동력 공출'에 필요하다며, 농촌 지역에서 전업을 희망하는 인력을 파악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열두 살에서 열아홉 살까지를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노영종/국가기록원 연구관]
"특히 여성 같은 경우에 12세에서 19세를 대상으로 노동력을 산출했다는 부분은 군 위안부로 조선인 여성을 동원하기 위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기록을 보면, 전업을 희망한 조선인은 26만 명에 그쳤지만, 일제가 실제로 동원하려던 예정 인원은 1939년부터 1944년 사이 무려 79만 명에 달했습니다.

일제가 강제징용을 염두에 두고 노동력 공출사업을 펼쳤다는 얘기입니다.

국가기록원은 일제가 강제적으로 조선인을 동원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자료라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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