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없다] "집에 가고 싶어요"…포항 지진 2년째 체육관 생활

  • 5년 전
◀ 리포트 ▶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2년이 다 돼갑니다.

이곳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과 진상규명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런 법조차 통과되지 않고 있는 건지 그 이유를 찾아보겠습니다.

포항 지진의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닌 무리한 지열발전소 가동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단의 발표.

[이강근/교수·정부조사연구단장]
"결과적으로 (지열발전소) 영향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되고 누적되어 퐁항 지진이 촉발되었다."

사고 발생 1년 4개월 만에 인재에 의한 사고임이 밝혀지면서 주민 보상의 길도 새로 열렸습니다.

주민들은 국회를 찾아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지만 마주한 건 여야의원들의 설전이었습니다.

"꼭 카메라가 이렇게 왔을 때만 우우하지 말고"

"싸우니까 이렇게 국회까지 찾아왔잖아"

"만날 카메라만 데리고 오고"

"누가 데리고 오나"

이재민들의 아픔에는 공감한다면서 대체 뭐가 달라 이렇게 싸우는 걸까.

여야는 먼저 특별법 처리를 어디서 할지를 두고 다퉜습니다.

민주당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반면 한국당은 상임위에서 처리하자고 맞선 것입니다.

[홍의락/더불어민주당 의원]
"(포항지진과 관련된) 8개 부처가 각각 다 흩어져있습니다. 같이 모아서 한번 적극적으로 집중적으로 여야가 특위를 구성해서 논의를 해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

[김정재/자유한국당 의원]
"민주당에서는 여러 부처들이 관련이 돼있기 때문에 6개월 특위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하는데 그러나 특위로 가게되면 6개월이 또 그냥 허송세월로 보내집니다."

특위 구성 여부에 이토록 예민한 건 진상조사와 연관돼있습니다.

민주당은 자연재해가 아닌만큼 사건의 원인을 보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입장이지만

[홍의락/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것은 인재다. 인재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처음있는 일입니다.진상조사도 또 철저히해서 책임을 규명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한국당은 민주당이 주민 보상보다 잘잘못을 따지는데 관심이 더 많은 거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김정재/자유한국당 의원]
"정부에 책임이 전가하고 뭔가 공무원들을 벌하고 이것보다는 빨리 이 법을 통과시켜서 고통받고 있는 피해 주민에게 배상과 보상을 해서…"

포항에서의 지열발전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만큼 원인규명에 대한 정치적 셈법도 다른 것입니다.

문제는 여야 합의가 계속 미뤄지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효성/포항 이재민]
"지진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차원에서 (식물을) 키우는 중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년째 여전히 체육관에서 머무는 사람들 그들에게 국가란 그리고 정치란 어떤 의미일까요?

법이없다, 곽승규입니다.